바카라 토토가 26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중국발 저비용 인공지능(AI) 딥시크의 출현으로 고조된 AI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번 실적을 불확실성 해소로 해석하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파죽지세’ 바카라 토토 실적

"놀라운 블랙웰"…또 깜짝 실적 낸 바카라 토토
바카라 토토 실적 공시에 따르면 작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매출은 393억3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미국 증권업계 평균 예상치(380억5000만달러)보다 3.3% 높은 수준이다. 순이익도 221억달러로 시장 컨센서스(196억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예상(0.84달러)보다 높은 0.89달러였다.

젠슨 황 바카라 토토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놀라울 정도로 강력했다”고 말했다. 블랙웰은 바카라 토토의 최신형 AI 가속기다. 중국발 AI 출현과 관련해선 “딥시크의 추론 모델 R1은 일반 모델보다 100배 많은 컴퓨팅이 필요하기 때문에 바카라 토토에 희소식”이라고 강조했다.

바카라 토토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회사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대형 고객사가 블랙웰 구매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지난해 말부터 생산한 블랙웰은 4분기에만 매출 11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30% 규모다.

월스트리트가 주목한 실적 가이던스(전망)도 긍정적이었다. 바카라 토토는 올해 1분기(2~4월) 매출을 430억달러로 내다봤다. 시장 예상치인 417억8000만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65%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매출 증가율이 낮아진 점은 이번 바카라 토토 발표 때 ‘옥에 티’로 꼽혔다. 작년 1분기만 해도 매출 증가율이 260%에 달했다.

◇월가 “1등 지위 내려놓기 이르다”

미국 월스트리트 등 증권업계에선 “연초부터 제기된 다양한 우려를 불식해준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IB들은 바카라 토토의 지배력이 재확인됐다며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목표가를 190달러에서 200달러로, 모건스탠리는 152달러에서 162달러로 각각 높여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바카라 토토를 ‘최선호주’로 꼽으며 “회사를 둘러싼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의 CJ 뮤즈 애널리스트는 “재고 증가로 대두된 블랙웰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진단했다. 윤익로 셀레니언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워낙 뛰었던 터라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출렁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면서도 “아직은 초입 단계인 AI 생태계에서 바카라 토토는 리딩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실적으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주가 흐름이 작년만 못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매출 증가율을 통해 성장 둔화가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빅테크들이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수익률을 면밀히 따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바카라 토토 칩의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며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낮은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당국 허가 없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바카라 토토 칩의 수량과 종류를 더욱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카라 토토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25%다.

박의명/이시은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