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삼성전자의 55형 OLED 온라인 슬롯. /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삼성전자의 55형 OLED 온라인 슬롯.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온라인 슬롯를 적극 출시하고 있다. AI 온라인 슬롯는 사용자의 활용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하는 ‘개인화’, 집안 가전 기기를 연결해 편의성을 높이는 ‘스마트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 기업의 저가 물량 공세에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응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삼성, 온라인 슬롯 스마트홈 승부수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삼성전자의 55형 OLED 온라인 슬롯.  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삼성전자의 55형 OLED 온라인 슬롯. 삼성전자 제공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AI 기능을 강화한 55형(화면 대각선 길이 137.5㎝) OLED 온라인 슬롯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AI 신기능을 대거 적용한 게 특징이다.

온라인 슬롯는 ‘AI 스마트홈’ 기능을 통해 △사용자 생활 패턴 △집안 기기 상태 △날씨 및 실내 온도 등을 분석해 사용자와 집안 환경에 맞는 행동을 제안한다. 예컨대 공기 질이 좋지 않을 때 공기청정기 작동을 제안하거나, 에어컨으로 냉방 때 냉방 효율을 위해 블라인드를 닫도록 추천하는 식이다.

‘홈 모니터링 기능’도 갖췄다. 온디바이스AI(기기 자체적으로 구동되는 AI) 기반으로 온라인 슬롯의 센서와 카메라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보안 상황에 대한 알람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으로 가능한 기능도 대거 온라인 슬롯에 탑재됐다. 온라인 슬롯 리모컨의 AI 버튼을 누르면 ‘클릭 투 서치’ 기능이 작동, 시청하는 콘텐츠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추천받거나 등장인물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의 자막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변환해주는 실시간 번역 기능도 갖췄다. 또 ‘AI 모드’를 사용하면 콘텐츠 장르를 인식해 맞춤 화질을 제공하고 최적의 밝기로 조절해준다. 콘텐츠 사운드도 실내 환경과 콘텐츠 특성에 맞춰 최적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온라인 슬롯 신제품과 첨단 기술을 공개하는 ‘삼성 퍼스트룩 2025’ 행사를 열어 새로운 온라인 슬롯 서비스인 ‘삼성 비전 AI’를 공개했다. 사용자의 개인 취향과 의도를 미리 파악해 완전히 새로운 스크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게 비전 AI의 핵심이다. 55형 OLED 온라인 슬롯는 이 같은 삼성전자의 비전 AI 전략이 적용된 첫 작품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온라인 슬롯가 시청 기기를 넘어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온라인 슬롯 추천 기능 고도화

LG전자도 지난 1월 열린 ‘CES 2025’에서 AI 기능을 적용한 신형 온라인 슬롯를 공개했다. 리모컨의 전용 버튼을 누르면 AI가 온라인 슬롯 시청 이력 등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한다. 시청자의 눈과 귀를 편안하게 하는 화질과 사운드로 바꿔주는 기능도 있다. 16억 개 화면 모드와 4000만 개 사운드 모드를 내장해 대다수 이용자의 취향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체 개발한 ‘알파11 프로세서’를 장착한 것도 특징이다. AI 딥러닝 성능을 기반으로 화소(픽셀) 단위로 화질을 높여 더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온라인 슬롯 설치 공간과 콘텐츠 사운드를 분석해 최적화한 음향을 낸다.

LG 온라인 슬롯의 AI 추천 성능도 고도화됐다. 온라인 슬롯 운영체계(OS)인 웹OS25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적용됐다. 예컨대 ‘잘생긴 아이돌 출신 배우가 나오고 어린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 보여줘’라고 요청하면 지시를 알아듣고 적정 프로그램을 안내해 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I 시대를 맞아 온라인 슬롯가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기기가 아니라 개인 취향을 학습해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상치 않은 중국의 온라인 슬롯 공세

삼성, LG가 개인화한 AI 온라인 슬롯에 주력하는 건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슬롯 시장에서 TCL은 시장점유율 12.3%(1~3분기 누적 매출 기준)를 기록,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8.7%, 16.5%의 점유율로 1, 2위를 지켰지만 “중국 기업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한 일본 파나소닉이 온라인 슬롯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일 정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온라인 슬롯 기업의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고급화’로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