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폭탄' 맞은 韓철강…"무슬롯 꽁 머니 쿼터 폐지되고 25%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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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철강 25% 슬롯 꽁 머니는 한국에도 전면적으로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철강 슬롯 꽁 머니 포고문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철강제품에 대해 25% 슬롯 꽁 머니를 부과하면서 무슬롯 꽁 머니 쿼터 등으로 일부 예외를 적용했던 한국 등에도 일률적으로 25% 슬롯 꽁 머니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조치는 내달 12일부터 시행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인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슬롯 꽁 머니를, 알루미늄 제품에 10% 슬롯 꽁 머니를 각각 부과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별도 합의를 도출해 연간 263만t 물량에 대해 무슬롯 꽁 머니를 적용받아왔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포고문에서 미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맺은 대체 협상이 효과적이지 않았다"며 "2018년 첫 슬롯 꽁 머니 부과 이후 미국 철강 산업이 활성화되고 생산능력 가동률은 80% 이상으로 증가했지만, 한국을 포함한 쿼터제 적용국들의 철강 수출량이 다시 늘면서 가동률이 80% 이하로 다시 떨어졌다"고 했다.
2020년~2024년 사이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쿼터제 적용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철강이 150만t 증가했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이어 "2018년 미 상무부 보고서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미국 철강 산업의 가동률이 최소 80% 이상 유지돼야 한다'고 명시했다"며 슬롯 꽁 머니 전면 적용의 배경으로 국가 안보를 거론했다. 쿼터제 예외를 적용 받았던 특정 제품군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등의 파생 철강 제품 면제 조항도 폐지한다고 밝혔다. 철골구조물 등 철강재로 만든 다운스트림 제품에 대한 면세 조치를 종료한다는 의미다. 또한 전기강판, 컬러강판 등 미국에서 생산이 어려운 특정 철강 제품에 대해 미국 기업의 슬롯 꽁 머니 면제 요청이 있을 경우 면세됐던 예외 조항도 폐지된다. 예외 조항에 따라 무슬롯 꽁 머니 쿼터를 초과한 수출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13만t이었다.
쿼터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던 한국 정부와 국내 철강 업계는 이날 쿼터제 폐지 조치에 따라 즉각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숙제를 떠앉게 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철강 슬롯 꽁 머니에 대해 우리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지만, 동등한 경쟁조건으로 기회요인도 존재한다"면서도 "그간 준비한 조치계획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외국산 철강 수입 늘어난 것은 (한국산이 아니라) 대부분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산이었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에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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