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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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전자 유은호 과장은 능력 있는 인사팀 직원으로 상사인 송 부장과 함께 회사의 새로운 인사관리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들의 기획안이 회장님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직장생활에 꽃길이 열리려는 찰나 유은호 과장은 홀로 키우는 딸 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았고, 송 부장의 만류에도 프로젝트 참여를 포기하고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사용한다. 유은호 과장의 부재 상태에서 송 부장만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프로젝트는 좌초돼 송 부장의 직장생활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유은호 과장이 복귀하자 송 부장은 앙갚음을 하게 되는데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라주지 않고, 통상 막내급이 하는 회의 준비를 시키며, 회의 참여에 배제시키고, 유능한 직원의 경쟁사 이직에 연루됐다는 누명을 씌워 결국 유은호 과장을 해고한다. 조금 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육아바카라 온라인 사용과 관련한 갈등 상황을 보여주는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의 한 장면이다.

육아바카라 온라인은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당시 근로 여성에 한해 생후 1년 미만의 영아를 둔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도입됐다. 출산휴가와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붙여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고 지금도 이렇게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사용하는 예가 많다. 이후 1995년 개정으로 남성(당시 법문상 근로 여성 또는 그를 대신한 배우자인 근로자)도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할 수 있게 됐고, 2001년 유급으로 전환됐으며, 자녀의 요건도 점차 넓어져 현재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로 확대됐다.

제도적으로는 상당히 오래전 도입됐지만,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쟤 승진 포기했대?’라는 반응이 먼저 나올 정도로 남성의 육아바카라 온라인 사용은 눈치가 보이는 분위기였고, 특히 유은호 과장과 같은 인사팀은 더 그랬으나 회사별로 남성 1호 육아바카라 온라인자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지금은 상당히 자유롭게 육아바카라 온라인이 사용되고 있다.

육아바카라 온라인이 보편화된 만큼, 육아바카라 온라인과 관련한 법적 이슈와 고민거리도 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사용한 직원이 담당하던 업무를 하도록 해야 하고,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사용한 직원의 복귀 시 이미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와 있으면 다른 직무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 인사라는 것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어서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처럼 육아바카라 온라인 후 복직 시 부여하는 업무, 보직, 평가 등과 관련한 분쟁이 있는데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은 ‘사업주는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또 제19조 제4항은 ‘사업주는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마친 후에는 바카라 온라인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에 위반하는지 여부가 종종 문제가 된다.

한편 유사해 보이는 위 두 규정에 관하여, 판례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은 육아바카라 온라인 종료 후 복직과 관련하여 제19조 제3항의 취지를 구체화한 규정이라는 입장이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두76005 판결). 두 규정은 법문상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제19조 3항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반면(제37조 제2항 제3호 적용), 제19조 제4항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져 형사 처벌 수위에서도 차이가 있다. 제19조 제3항이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하였음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경우에 적용되고, 제19조 제4항은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마친 후 동일 가치의 업무를 부여하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규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관련해 비슷한 사안에서 상반된 결론을 내린 두 건의 판결이 있다. △롯데쇼핑 사건에서 생활문화매니저로 근무하던 직원이 육아바카라 온라인 이후 식품담당 가공일상파트 냉장냉동영업담당으로 발령받았는데, 대법원은 남녀고용평등법에 반하는 부당 전보라는 취지로 판단하였고(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두76005 판결) △남양유업 사건에서 대법원은 광고팀장으로 근무하던 직원이 육아바카라 온라인 이후 광고팀원으로 발령받은 것이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이유로 한 부당 인사 발령은 아니고 적법한 인사 발령이라는 취지로 판단했다(대법원 2022. 9. 16. 선고 2019두38571 판결). 두 사건 모두 인사 발령을 둘러싼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었겠지만, 남양유업 사건의 경우 보직 면직이 됐지만 육아바카라 온라인 이전부터 특별협의대상자에 해당해 보직 면직의 예견 가능성이 있었던 점이 고려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위 판결 취지대로라면 육아바카라 온라인자의 보직 변경은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사용하기 전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유은호 과장의 사례로 돌아와 보면, 다행히 유은호 과장은 본래 담당하던 직무로 복귀한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제19조 제4항 위반의 문제는 벗어나 보인다. 그러나 직장 상사인 송 부장이 육아바카라 온라인을 사용한 것을 푹 쉬다 왔다는 등으로 폄하하면서 술을 따라주지 않는 등 투명인간 취급하고, 쉬었다 왔으니 뭘 알겠느냐며 회의에서 배제했으며 누명까지 씌워 해고되도록 만들었다. 이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이 적용돼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행위이고, 그로 인하여 법인까지 양벌규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한 유은호 과장의 해고는 정말로 비위 행위를 하지 않은 한 부당 해고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육아바카라 온라인 다녀왔더니 '해고'…'나의 완벽한 비서' 현실은 어떨까?
다른 한편으로, 위와 같은 송 부장의 행동은 직장 내 우위로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동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앞서 본 남녀고용평등법 위반까지 포함해 그에 대한 책임으로 회사 내 징계는 물론 유은호 과장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이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