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대선 시점 달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추진하기로 한 국민의힘이 10일까지 뚜렷한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면서 대통령의 퇴진 방식과 조기 대선 시점 등 향후 정국 전개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당이 ‘슬롯사이트 반대’ 당론을 아직 유지하고 있어 직무 정지나 임기 종료 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윤 대통령의 퇴진 시점은 시나리오별로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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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년 2~3월 슬롯사이트 논의

헌법상 대통령이 직무를 중단하는 가장 명확한 절차는 자진 사퇴, 즉 하야와 슬롯사이트 두 가지다.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궐위’는 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 사망, 하야가 여기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하면 대통령직은 궐위 상태가 된다.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되고, 60일 내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여당으로선 대통령 슬롯사이트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과도기적 상태를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질서 있는 퇴진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정국 안정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윤 대통령의 하야 시점을 내년 2월과 3월 두 가지로 제시했다. 각각 대선을 4월, 5월에 치르자는 얘기다.

헌재로 가면 6월 전 최종 선고 유력

하지만 윤 대통령이 자진 사퇴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대통령직을 중단하도록 할 방법은 슬롯사이트이 유일하다. 지난 7일엔 여당이 당론으로 슬롯사이트소추안 표결에 불참했지만, 매주 토요일 슬롯사이트안이 올라올 경우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슬롯사이트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각 정지된다. 헌법재판소는 슬롯사이트 심판 절차에 들어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슬롯사이트안 가결 뒤 헌법재판소가 슬롯사이트을 인용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슬롯사이트 기각까지는 2개월이 소요됐다.

헌법재판소법에는 슬롯사이트 심판은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 최종 결정을 선고하도록 돼 있다. 강제성은 없지만 헌재는 대체로 이 기간을 준수해왔다. 연내 국회에서 슬롯사이트안이 가결된다고 가정하면 내년 2~6월께 최종 선고가 날 수 있다. 슬롯사이트이 인용되면 대통령은 파면되고, 4~8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다만 헌법재판관 9인 완전체가 아니라 6인 체제로 운영 중인 헌재가 슬롯사이트 결정을 할 수 있는지는 논란이다. 이론적으론 재판관 6인이 모두 동의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대통령 슬롯사이트이라는 중대사를 6인이 결론 내리는 것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재판관 6명 체제에서도 “슬롯사이트 심판 등 헌법재판의 변론을 열 수 있다”면서도 “결정까지 가능한지는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변론을 사실상 포기했던 박 전 슬롯사이트과 달리 윤 슬롯사이트은 적극적인 변론에 나설 가능성이 커 심리 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헌법재판관 지명과 청문회 등 구성에도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최종 결정까진 1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슬롯사이트 땐 ‘직무 수행 가능’ 여부 논란

윤 대통령에 대한 슬롯사이트 수사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경쟁적으로 이번 사태 수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체포 후 구속 상태가 될 경우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 즉 ‘사고’로 봐야 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사고로 해석된다면 대통령 권한은 국무총리가 대행하게 된다. 이 경우 조기 슬롯사이트 시점은 매우 유동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