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면 빨간 온라인 바카라 앉아 클래식을 들어봐

[arte] 뚜벅이 클덕 권혜린의 작은 온라인 바카라장 탐방기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오가는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과 국회의사당, 금융회사들이 자리 잡은 오피스 타운에 ‘핫한’ 백화점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곳이다. 지금은 상암동으로 이동했지만 오래전 내가 방송작가 일을 시작할 때는 여의도가 ‘방송의 메카’이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국은 물론 크고 작은 방송 제작사와 편집실도 정말 많아 여의도는 방송업계 사람들이 모이는 삶의 현장이었다. 한창 일을 배우던 때라 열정 페이를 받으며 밤샘 작업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꿈과 희망이 있었던 시절. 그래서 난 여의도를 떠올리면 지금도 ‘피, 땀, 눈물’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런 여의도에서 몇 년 전 ‘신영체임버홀’이라는 작고 아름다운 클래식 온라인 바카라장을 발견하고 무척이나 마음이 설레였다. 어느 거리에나 사람이 북적이고 그저 바쁜 발걸음으로 서로를 스쳐 가는 여의도에 이런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 있다니. 너무 늦게 안 것 같아 조금 억울할 정도였다.여의도역에서 내려 여의도우체국 뒤편으로 조금 걸어 온라인 바카라가면 마주치게 되는 평범한 빌딩, 신영증권 본사 1층에 신영체임버홀이 있다. 건물 외벽에 기획 공연을 알리는 큼직한 공연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온라인 바카라 외경 / 사진. © 권혜린
신영체임버홀에서는 매년 기획 온라인 바카라을 선보이고 있는데 올해는 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 알리스 사라 오트, 키릴 게르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첼리스트 김두민, 테너 손지훈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Meet the Artist와 베토벤의 작품을 다양한 연주자들이 선보이는 <Beethoven Relay가 진행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 유다윤, 김서현, 비올리스트 이해수, 피아니스트 이정우 등 젊고 유망한 연주자들과 히비키 스트링즈 같은 앙상블도 만날 수 있다.

2018년에 문을 연 온라인 바카라은 객석이 70석 정도 되는 작은 홀이다. 무대와 좌석 간의 단차가 없지만, 앞줄이든 뒷줄이든 시야가 크게 불편하지 않고 독주나 독창, 실내악을 듣기에 적절하다.
신영체임버홀 온라인 바카라장. 무대와의 교감이 극대화 되는 70석 규모의 홀이다. / 사진출처. © 신영체임버홀
나는 최근 이곳을 거의 매달 찾고 있는데 현대약품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아트엠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다. 아트엠콘서트는 2009년 5월에 시작한, 현대약품에서 주최하는 온라인 바카라 콘서트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많은 음악가가 거쳐 간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부터 아트엠콘서트가 온라인 바카라에서 열리게 돼 올해는 더 자주 이곳에 오게 될 것 같다. (*아트엠콘서트는 유료 회원인 메세나 회원으로 가입하면 매달 열리는 콘서트 좌석을 우선 예약할 수 있는데 올해도 라인업이 좋아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월 온라인 바카라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정규빈. 2023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대중들에게 각인된 젊은 연주자다. 독일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같이 공부하고 있어서 한국에서 자주 만나기는 어려운데 그의 연주를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들을 수 있다니 한참 전부터 설레며 기다렸다.
아이엠콘서트 &lt;정규빈 피아노 리사이틀&gt; 온라인 바카라 / 사진. © 권혜린
‘베토벤: 건반에 담긴 이야기’라는 주제로 꾸며진 이날 무대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5번과 30번 그리고 론도 C장조와 G장조까지, 베토벤의 초기, 중기, 말기 작품을 두루 감상할 수 있었다. 담백한 음색에 진중한 표현이 아름다운 정규빈의 온라인 바카라는 베토벤과 더없이 잘 어울렸고 그의 피아노 선율은 작은 홀을 뭉근하게 달구며 가득 채웠다.

삶의 에너지가 펄떡이면서도 내면에는 깊고 고요한 강이 흐르는 듯한 베토벤의 작품은 언제나 나를 압도한다. 어느 곳에서 누구의 연주로 듣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감동과 즐거움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렇게 작은 온라인 바카라장에서 연주자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보며 듣는 연주는 어떤 장애물도 없이 마음에 화살처럼 꽂히는 느낌이 든다. 이날 정규빈 연주자는 연주하며 몇 번 미소를 지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내 입꼬리도 자연스럽게 올라갔으니, 어쩌면 베토벤을 너무나 사랑하는 연주자의 마음까지도 나에게 즉각 전달된 것이 아니었을까.
정규빈 피아니스트 온라인 바카라 사진 / 사진출처. 아트엠콘서트 인스타그램
[LIVE] 175회 아트엠콘서트, 정규빈 피아노 리사이틀 [베토벤 : 건반에 담긴 이야기]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아트엠콘서트는 연주 중간중간 MC인 이수민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자와 함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근황과 계획 등을 들려주며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온라인 바카라이 끝난 뒤 도란도란 모여 연주자와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으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건 작은 온라인 바카라장에서 갖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고 추억이니 수줍음은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다.신영체임버홀을 찾았다면 눈여겨봐야 할 또 한 가지는 바로 온라인 바카라다. 이곳의 좌석은 붙박이가 아닌 빨간색 온라인 바카라를 열 맞춰 배치해둔 형태인데 나는 감히 이 온라인 바카라가 신영체임버홀의 킥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해 여름 기획 공연인 <Chopin Relay 최형록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러 왔던 날, 마침 가방에 읽던 책이 있어서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리며 책을 읽었는데 어느 순간 ‘뭐지? 이 극강의 편안함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없이 온라인 바카라 앉아 책을 읽다 보면 어깨나 팔이 불편해지기 마련이고 온라인 바카라서 점점 미끄러져 내려가듯 자세도 흐트러지기 십상인데, 두껍지 않은 빨간 가죽의 좌방석과 등받이가 온몸을 받쳐주는 이 의자는 사이즈도 꼭 알맞고 그 탄탄함이 가히 예술적이다! 그때서야 의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스테인리스 다리와 팔걸이가 아주 심플하고 빨간 가죽이 꽤 세련된 느낌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의자라면 집중해서 음악을 감상하는 동안에도 몸이 편안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중에 신영체임버홀 홈페이지에 들어가 찾아보니 독일 Thonet에서 주문 제작한 의자라는 걸 알게 됐고, 공연을 더 잘 감상할 수 있도록 관객의 편안함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마음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보러 갈 때마다 매번 ‘아, 저 빨간 의자를 우리 집에도 들여놓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부작용이 생겼지만......) 그날 이후로 신영체임버홀에 갈 때는 가방에 책 한 권을 넣고 여유 있게 도착해 ‘빨간 온라인 바카라서의 독서 타임’을 갖는 게 하나의 즐거움이 된 건 소문 내고 싶은 비밀이랄까?공연이 끝나고 나온 여의도 밤거리엔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하지만, 고개를 들어 보면 높이 솟은 빌딩 숲의 불빛은 여전히 반짝인다. 소란스럽고 늘 너무나 뜨거운 정치와 경제의 용광로 같은 이 섬에서 방금까지 즐긴 음악의 향연이 꿈결 같다. 나에겐 ‘피, 땀, 눈물’이었던 여의도가 이제는 ‘좋은 온라인 바카라를 가진 작고 아름다운 공연장이 있는 곳’이 되었다는 게 새삼스럽다. 바쁜 일상 속, 당신도 올해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작고 따뜻한 공연장을 하나쯤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길 기원한다.

권혜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