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등에 라이브 바카라 기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랴. 어려울 때 슬며시 내주시는 아버지의 등. 슬플 때 넌지시 들이미시는 라이브 바카라의 등. 외로울 때 남몰래 빌려주는 친구의 등. 그의 체온과 숨결과 맥박이 고스란히 나와 하나 되어 모진 추위를 막아주는, 이 한겨울 밤, 침대가 아니라, 침낭이 아니라 따뜻한 온돌바닥의 등짝이 내미는 그 어부바! 바닥에 라이브 바카라 대고 누워서 어린 시절 어머니의 라이브 바카라 업혀 그랬듯 적막한 우주의 숨소리를 듣는다.--------------------------------------
우리 마음을 ‘온돌바닥의 등짝’처럼 따뜻하게 덥혀주는 시입니다. 오세영 시인의 새 시집 <등불 앞에서 내 마음 아득하여라(서정시학 펴냄)에 실린 작품인데, ‘서로 등에 라이브 바카라 기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일깨워줍니다.
제목에 쓰인 ‘사람 인(人)’은 본디 허리를 굽히고 선 사람의 옆모습을 본뜬 글자입니다. 갑골문을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린 사람 형상을 하고 있지요. 다른 관점으로는 ‘두 사람이 라이브 바카라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라이브 바카라 맞댄다는 것은 서로를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지요. 라이브 바카라 대면 ‘체온과 숨결과 맥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체온의 따스함과 숨결의 부드러움, 맥박의 내밀한 파동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한 교감이 없습니다.
이 시에는 아버지와 라이브 바카라, 친구의 등이 나옵니다. 그 속에는 어떤 내력들이 숨어 있을까요. 이번 시집과 함께 나온 책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구술총서 11-오세영에 시인의 인생사가 상세히 정리돼 있습니다. 83세에 출간한 신작 시집과 구술 채록집을 번갈아 들춰 가며 읽다 보니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삶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시인은 먼저 ‘어려울 때/ 슬며시 내주시는 아버지의 등’을 이야기합니다. 아버지는 어떤 분이었을까요.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결혼한 지 2년 만이었고, 그가 라이브 바카라 뱃속에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경성공업전문학교(서울공대 전신)에 다니느라 서울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지요. 중일전쟁으로 아주 혼란스러운 그때 일본군의 이동 과정에서 번진 전염병에 걸려 그만 세상을 떠났습니다. 총독부에서 급히 화장해 버리는 바람에 묘소조차 없었습니다.라이브 바카라의 심중은 오죽했을까요. 이 시에서는 ‘슬플 때/ 넌지시 들이미시는 라이브 바카라의 등’이라고 표현했군요. 꽃다운 스물세 살, 방학 때만 살짝 보고 금방 상경하는 신랑을 배웅한 뒤 뱃속 아이를 어루만지던 중에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은 라이브 바카라는 그만 까무러치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시댁인 전남 영광에서 그를 낳은 어머니는 100일 후 친정인 옆 고을 장성으로 옮겨가 살았습니다. 그가 초등학교 때 6⸱25 전쟁이 터진 뒤로는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말았습니다. 빈털터리가 되어 끼니도 때우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지요. 어머니의 귀가 어두워져서 라이브 바카라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늘 침묵과 정적의 시간만 흘렀다고 합니다.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가 서울대에 입학하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상경했는데, 전기도 수도도 없는 방에서 호롱불을 켜고 살았습니다. 몸이 약한 어머니는 심장판막증까지 앓았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몹시 고통스러워하다 그가 28세 되던 해에 돌아가셨습니다. ‘결혼해서 편히 모셨어야 했다’는 자책감과 함께 세상을 통째로 잃은 듯한 상실감이 엄습했습니다. 심한 우울증으로 1년이나 고생했지요. 그런 어머니는 지금도 아들이 ‘슬플 때/ 넌지시’ 라이브 바카라 들이밀며 기댈 언덕이 되어줍니다.그에게는 ‘외로울 때/ 남몰래’ 라이브 바카라 빌려준 친구도 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친구 중 전주 신흥중학교 1학년 때 만난 박병오가 있습니다. 한동네에 살면서 집에 놀러 가기도 했던 그 친구는 전체 1라이브 바카라 달리는 수재였습니다. 외롭고 무기력하던 시절, 박병오에게 공부하는 습관과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 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그 친구는 왼팔 하나만으로 농구 드리블까지 기가 막히게 잘했습니다. 그래서 배울 점이 더욱 많은 친구였지요.
또 한 명은 소설을 아주 좋아하던 같은 반 친구 한상연이었습니다. 한상연은 날마다 수업이 끝나면 부리나케 학교도서관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친구를 따라 매일 오후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지요. 그 덕분에 책상에 앉아 끈질기게 책을 읽는 독서 습관을 배웠습니다.
이런 공부 방법과 독서 습관 덕분에 국문과에 들어갔고, 박목월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이 됐지요. 이후 서울대 교수로 정년을 맞을 때까지 문학과 학문의 길을 동시에 걸어왔습니다. 그동안 펴낸 시집만 27권, 학술서적과 평론집이 24권에 이릅니다. 그 바쁜 중에도 한국시인협회장을 맡아 현장을 뛰었고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소월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라이브 바카라 받았으며, 영예로운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도 되었습니다.
시 창작과 학문 연구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얼핏 보면 두 영역은 서로 라이브 바카라 기대는 사이가 아니라 라이브 바카라 돌리는 상반된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시가 감성적이고 주관적이며 직관적인 영역이라면 학문은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며 논리적인 영역입니다. 논문 쓰기나 강의에 집중하는 생활에서 갑자기 시를 쓰기 위한 세계로 진입한다는 것은 기계가 아닌 한 쉽지 않지요.
그래서 그는 학문 연구와 시 창작 사이에 일정한 공백을 두었습니다. 어디 먼 데로 떠난다든지, 몇 날 며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머리를 비운다든지, 밤낮 없이 잠만 잔다든지 하면서 온몸의 감각을 전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섬세한 감성의 촉이 돋아나고 새로운 시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이럴 때 두 세계는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라 앞가슴과 뒷라이브 바카라 품어 안는 한 몸이지요.
그 오묘한 경계의 접점에서 품과 라이브 바카라 한데 아우르는 감탄사 ‘어부바!’가 탄생합니다. ‘어부바’는 어린아이에게 등에 업히라는 뜻으로 내는 소리이지요. 시의 후반부에서 ‘따뜻한 온돌바닥의 등짝이 내미는 그/ 어부바!/ 바닥에 라이브 바카라 대고 누워서/ 어린 시절 어머니의 등에 업혀 그랬듯/ 적막한/ 우주의 숨소리를 듣는다’고 했으니, 어머니 등의 ‘체온과 숨결과 맥박’은 ‘우주의 숨소리’까지 품을 만큼 넓고 깊고 무한한 것 같습니다.
시인의 오감은 그래서 더욱 특별한 것일까요. 따뜻한 온돌바닥에 라이브 바카라 대고 누워 ‘적막한/ 우주의 숨소리’를 듣는 시인에게 봄의 소리는 또 어떻게 들릴지……. 이번 시집에 실린 봄 시 한 편도 찬찬히 음미해 보시지요.
봄밤은 귀가 엷어
봄밤은 귀가 엷어 뒤뜰의 매화 피는 소리가 들린다. 봄 잠은 귀가 여려 꽃잎에 이슬 맺히는 소리가 들린다. 봄 꿈은 귀가 옅어 그 꽃대에 후두둑 바람 지는 소리가 들린다. 길섶 어디선가 살포시 별들을 밟고 오는 그 치맛자락 스치는 소리.아득한 하늘, 강 건너 사람.
■ 고두현 시인 :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오래된 길이 돌아서서 나를 바라볼 때』 등 출간. 김달진문학상, 유심작품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