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에 단순히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한국 아티스트의 전시에 대한 글을 쓰는 진부한 태도는 지양하려 하지만, 2월 28일부터 7월 20일까지 베를린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에서 열리는 우리 카지노의 개인전 《Many Worlds Over》는 전시 자체의 완성도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LG 구겐하임 어워드 (202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 미래상 (2024), 오스트리아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골든 니카상 (2023) 등을 수상우리 카지노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은 인간과 기계, 사물의 경계를 허무는 ‘사변적 서사 (speculative fiction)’를 통해 자본주의, 경계성, 시간성 등을 심층적으로 탐구우리 카지노 미래를 모색하는 예술을 실천해 왔다.
그는 AI, VR, 게임 엔진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작업에 도입하면서도 그것이 단지 도구에 머물지 않도록 서사적 구조 속에서 유기적으로 엮어낸다. 많은 미디어 아트 작품이 기술과 예술이 따로 노는 한계와 피상성을 보이지만, 그의 스토리텔링은 예술과 기술을 긴밀하게 결합하는 접착제이자 촉진제 역할을 우리 카지노 완전한 맥락을 만든다. 이러한 그의 ‘사변 서사’ 개념은 과거 국내에서 종종 SF(Science Fiction)로 오인되며 적절하게 수용되거나 이해되지 않았지만, 최근 해외에서 받은 주목으로 인해 국내 관심이 점차 확대되었고 그의 활동은 더욱 도약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전시를 소개하는 (왼쪽부터)공동 관장 샘 바다우일, 큐레이터 샬로테 크나우프, 우리 카지노 / 사진. ⓒHyunjoo Byeon이번 개인전에 신작은 없었으나 독일 미술관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으로서 보다 넓은 관객층에게 작업을 소개하기에 충분한 의미를 가졌다. 미술관 공동 관장 샘 바다우일 (Sam Bardaouil)과 틸 펠라스 (Till Fellrath), 큐레이터 샬로테 크나우프 (Charlotte Knaup)가 공동 기획한 이 전시는 2022년부터 전개된 ‘딜리버리 댄서 (Delivery Dancer)’의 다중 우리 카지노관에서 연계되고 확장된 작품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 <딜리버리 댄서 시뮬레이션(2022), <고스트 댄서(2022), <궤도 댄스(2022), <딜리버리 댄서의 선: 0 ° 리시버(2024) 등을 선보인다.
‘딜리버리 댄서’ 연작은 팬데믹 동안 작가가 거주지인 서울을 거의 벗어나지 못했던 경험에서 출발한 작업으로 가상의 서울을 구축해 기존의 경계와 시공간을 초월한다. 이전 작업에서 그의 사변 서사가 가상적 설정을 중심으로 전개된 것이라면, ‘딜리버리 댄서’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팬데믹 같은 제한적 상황에서 사변적 서사가 현실을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맞닥뜨리면서 이루어진 전환으로 현실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야기는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 댄서’를 위해 일하는 여성 라이더 에른스트 모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에른스트 모는 라이더 중 빛의 속도로 달리는 최상위 레벨인 ‘고스트 댄서’였으나 자신의 도플갱어 엔 스톰을 만나게 되면서 무한히 분기하고 생성되는 새로운 시공간을 마주하며 우리 카지노 확장해 나간다.
이처럼 현실과 사변적으로 구축된 가상의 우리 카지노 넘나드는 연작은 전시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시각화되었다. 기계의 서늘함을 연상시키는 푸른 색조를 기반으로 수많은 거울이 설치된 공간에 들어선 관객은 마치 자신의 도플갱어를 마주하는 듯한 경험을 하며, ‘딜리버리 댄서’의 다중적 우리 카지노 체험하게 된다.
또한 작품의 배경이 된 종로나 을지로 공사장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철제 구조물은 수직과 수평으로 공간을 가르며 배치되어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작품의 서사를 물리적으로 확장한다. 흔히 전시의 연극적 디스플레이는 작품과의 맥락이 부족하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업 혹은 작품 자체의 힘이 미흡할 때 이를 보완하는 장치로 활용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 카지노의 개인전에서는 이러한 디스플레이가 작품과 긴밀하게 맞물리며 오히려 관람 경험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동시대의 시간성과 속도에 대한 작가의 깊은 사유는 수학, 물리학, 천문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적 요소를 아우르며 다층위적 우리 카지노관을 구축한다. 특히, 내러티브 형성 과정에 게임 엔진과 AI를 활용했다는 이 작품은 인간이 제시하는 프롬프트와 돌봄을 통해 무한히 확장될 수 있는 기술과 예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재현한다.
이 외에도 전시에는 <궤도 댄스, <고스트 댄서, 웹툰의 월페이퍼 등이 설치되어 자칫 영상 중심의 전시가 단조로워질 수 있는 점을 보완하며 물리적으로 구현된 요소를 더해 작가의 우리 카지노관을 경험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