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평생 공연 할인혜택 준다더니…맘대로 약관 바꾼 업체에 '분통'
입력
수정
지면A26
'3대 클래식 기획사' 크레디아국내 3대 클래식 공연기획사 중 하나인 크레디아가 슬롯 꽁 머니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평생슬롯 꽁 머니 제도’를 없애 업계가 시끌시끌하다. 티켓 할인 등 각종 혜택을 잃게 된 슬롯 꽁 머니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크레디아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부담이 커졌다”며 철회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평생슬롯 꽁 머니 제도 폐지 일방 통보
2031년부터 티켓할인 등 종료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뿔난 슬롯 꽁 머니 "우리 덕에 컸으면서…"
법조계 "일방적 계약파기 가능성"
19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크레디아는 지난 2월 특별슬롯 꽁 머니(프레스티지) 및 후원슬롯 꽁 머니(시엘로스)을 대상으로 ‘클럽발코니 슬롯 꽁 머니 이용약관 개정안’을 보냈다.개정안에는 애초 기한이 없었던 대다수 특별슬롯 꽁 머니과 일부 후원슬롯 꽁 머니의 유효기간을 각각 2030년과 2031년으로 명시했다.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 개정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문구도 넣었다. 크레디아는 피아니스트 임동혁,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 유명 연주자들이 몸담고 있는 대형 기획사다.
이에 따라 특별슬롯 꽁 머니은 2031년부터 크레디아 및 파트너스 기획공연 할인, 매거진 무료 배송,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후원슬롯 꽁 머니은 여기에 더해 연간 4회 이상의 프라이빗 음악회·전시회·강연회 초대권과 공연 패키지 할인 등도 사라진다.평생슬롯 꽁 머니 제도는 크레디아가 사업 초기인 1990년대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했다. 가입할 때 딱 한 번 10만원(후원슬롯 꽁 머니은 200만원)을 내면 평생 티켓 할인 등의 혜택을 주도록 설계했다. 크레디아는 평생슬롯 꽁 머니 제도가 갈수록 회사 경영에 부담을 주는 데다 요즘 가입한 슬롯 꽁 머니과의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없애기로 했다. 특별슬롯 꽁 머니과 똑같은 혜택을 적용받는 일반슬롯 꽁 머니은 매년 3만원씩 회비를 내고 있다. 크레디아는 특별슬롯 꽁 머니 폐지 방침에 따라 지난 4월 한 달간 약관 개정을 거부한 슬롯 꽁 머니에게 가입비 전액을 환불해줬다.
클래식업계와 애호가들은 크레디아가 평생슬롯 꽁 머니 제도를 폐지한 이유에 대해선 일부 공감하지만, 슬롯 꽁 머니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뺀 건 문제라고 지적한다.
클럽발코니 특별슬롯 꽁 머니이라는 A씨는 “20여 년 전 존재감이 미약했던 크레디아가 대형 클래식 공연기획사로 커나가는 데는 충성 슬롯 꽁 머니의 도움과 믿음이 있었다”며 “힘든 시절을 함께한 슬롯 꽁 머니들을 회사 수익성을 높이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사전 동의도 없이 내치는 행태를 보면서 너무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슬롯 꽁 머니 탈퇴로만 거부 의사를 표할 수 있도록 한 조치는 슬롯 꽁 머니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클럽발코니 후원슬롯 꽁 머니 B씨는 “갑작스러운 약관 개정 통보와 일말의 성의도 없는 경위 설명은 회사 운영 방식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슬롯 꽁 머니 탈퇴는 물론 공연 불매 운동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아의 개정 약관에 불공정 소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민중 법무법인 로윈 변호사는 “약관을 개정해야 할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약관 개정 사실을 통보했다는 것만으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약관 개정에 동의하지 않은 슬롯 꽁 머니을 탈퇴로 정한 건 일방적인 계약 파기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아 관계자는 “약관을 개정할 때 슬롯 꽁 머니들에게 먼저 동의를 구하지 않은 건 유감”이라며 “추후 슬롯 꽁 머니들 의견을 들어 처리하겠다”고 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