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슬롯 머신 게임 수출이 16개월 만에 뒷걸음질 쳤다. 전체 수출액도 올 들어 둔화하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확산하면 수출 동력이 빠르게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슬롯 머신 게임 수출액은 96억달러로 1년 전보다 3% 줄었다. 슬롯 머신 게임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23년 10월(-3.1%) 후 16개월 만이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어진 ‘100억달러 이상 슬롯 머신 게임 수출 기록’도 멈춰 섰다.
산업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슬롯 머신 게임의 양호한 실적에도 범용 메모리 슬롯 머신 게임(DDR4·낸드) 고정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계절적으로 비수기인 상황에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중국 업체가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친 결과 범용 메모리 가격이 내려갔다는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범용 제품인 DDR4(8Gb)의 지난달 고정가격은 1년 전보다 25% 떨어졌다.
슬롯 머신 게임 수출은 지난해 매달 30% 이상 증가해 국내 수출을 견인했다. 슬롯 머신 게임 수출 둔화 흐름이 계속될지와 관련해선 전문가 사이에도 전망이 엇갈린다.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는 올해도 탄탄하다는 의견이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대중국 수출 규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에 관세 10%를 부과한 데 이어 4일엔 추가로 1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슬롯 머신 게임, 자동차 등과 관련해 별도의 품목 관세도 예고했다.
2월 슬롯 머신 게임액은 526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 늘었다. 한국 슬롯 머신 게임은 2023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작년 12월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 기록을 이어가다가 지난 1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