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외 바카라 사이트들이 발행어음을 무기로 자신이 주관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해 발행가격을 왜곡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동시에 대규모 자금을 동원한 기관투자가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한 회사채 가격을 산출해야 할 주관사로서의 역할과 가능한 한 싸게 회사채를 인수해야 하는 기관투자가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상충된다.

해외 바카라 사이트, 발행어음 들고 회사채 투자…'이해상충' 논란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자신이 주관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해외 바카라 사이트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미만의 금융상품이다. 초대형 종합금융투자(IB) 사업자에 선정된 이들 해외 바카라 사이트 외에 KB증권까지 4개 해외 바카라 사이트만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 금리가 연 3.2~3.45% 수준인 만큼 이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되는 신용등급 A급 이하 회사채에 주로 투자된다.

회사채 발행 기업으로서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해외 바카라 사이트가 주관사를 맡는 게 유리하다. 더 많은 자금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회사채 발행 금리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이 대형 해외 바카라 사이트들의 강력한 영업 무기로 활용되는 이유다.

4개 해외 바카라 사이트 중 KB증권은 유일하게 이해상충 가능성을 이유로 발행어음으로 자사가 주관하는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다른 3개 해외 바카라 사이트는 금융당국의 감독 규정을 다르게 해석해 자사가 주관하는 회사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요 참여 가능 여부 자체가 합법과 탈법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에셋해외 바카라 사이트과 한국투자해외 바카라 사이트은 발행어음 운용 부서가 회사채 주관 부서와 분리돼 있다는 이유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NH투자해외 바카라 사이트은 기업금융본부 안에 두 부서가 함께 있지만 엄격하게 차이니즈월을 준수해 발행어음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 회사는 2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주관할 경우 2년 만기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3년 만기 회사채에는 투자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해외 바카라 사이트마다 해석이 제각각인 상황”이라며 “발행어음 영업부서와 회사채 운용부서 간 차이니즈월이 제대로 유지되는지도 감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