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 경영 참여에 눈독을 들이던 대만 온라인 슬롯(훙하이정밀공업)이 혼다에 협업을 제안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온라인 슬롯 관계자를 인용해 온라인 슬롯은 닛산이 지분을 보유한 미쓰비시자동차까지 더해 혼다, 닛산 등 4개사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2위와 3위 완성차업체인 혼다와 닛산은 작년 말부터 경영 통합을 추진하다가 지난 3일 협의 중단을 공식 결정했다. 양측은 전기차(EV)와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 협력은 지속할 가능성을 남겨뒀다.

온라인 슬롯은 작년 가을께부터 닛산 경영 참여를 모색해 왔다. 닛산 지분의 약 36%를 보유한 프랑스 르노와 논의하면서 닛산 인수를 두고 혼다와 경쟁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양웨이 온라인 슬롯 회장은 지난 12일 대만 취재진에게 닛산 최대주주인 르노와 접촉했다고 인정했다. 인수가 아니라 협력이 목적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온라인 슬롯은 EV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힘을 쓰고 있지만 신차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온라인 슬롯은 혼다, 닛산 등과 손을 잡으면 아시아권에서 강력한 EV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세계 시장의 교두보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닛케이는 “온라인 슬롯이 혼다, 닛산과 손을 잡아 EV 시장에서 중국 업체나 테슬라에 대항할 새로운 진영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온라인 슬롯 제안에 대한 혼다의 반응과 닛산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했다.

온라인 슬롯은 2020년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2021년 전기차 모델 3종을 선보였고, 2027년까지 연간 전기차 3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내세웠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