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707 특임부대가 휴대한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707 특임부대가 휴대한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가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군용·군수업체의 경영상 부담을 완화하는 법안을 심의하던 도중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꺼내 들며 언성을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법안과 전혀 상관없는 주제로 정쟁을 한다"며 전체회의가 정회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서 정부가 발의한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반대 토론자로 나섰다. 박 의원은 김선호 국방부장관 직무대행에 "차관님께서 수도방위사령관을 하셨으니 군용장구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김현태 707특임단장이 헌법재판소와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서 군용장구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미리 준비해온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들어 올리면서 "김 단장은 지난 6일 헌재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가져갔던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사람 묶는 용도가 절대 아니고 문을 봉쇄하는 용도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브라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문을 잠그는 용도냐. 김 차관도 수방사령관으로서 특임대 이끌고 다 알면서 이래도 되냐"라며 "헌재를 능멸하고 이렇게 마구잡이로 해도 되는 거냐"고 말했다.

이에 성 위원장은 "박 의원께서는 지금 슬롯 머신 프로그램 알고 얘기하는 거냐. 업체의 제조, 판매 허가취소에 대한 정당한 사유를 따져보자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얘기하는데 왜 갑자기 정쟁으로 가느냐"고 제지했다. 이어 "만약 질의를 하고 싶으시면 법률안 통과된 이후에 회의 잘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왜 전혀 관련 없는 거로 얘기하냐"고 비판했다.

김 직무대행도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그런 걸(군수용품) 만드는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슬롯 머신 프로그램"이라며 "지금 왜 전혀 상관없는 얘기를 하느냐"고 말했다. 해당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군복 또는 군용장구의 제조·판매업 허가를 받은 영업자에 대한 경영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획일적인 허가취소 사유를 개선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성 위원장의 제지에도 박 위원장은 계속해서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들고 고성을 높였고 결국 전체회의는 정회됐다. 김 단장은 지난해 12월 9일과 10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케이블 타이는 인원 포박용이었다"라고 증언했다. 다만 지난 6일 헌재에선 "문을 잠그는 용도였다"고 증언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