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업 전쟁 시작됐다"…러·중 주도권 강화에 불안한 美·유럽 [원자재 포커스]
러시아와 중국이 원자력발전의 주요 연료인 슬롯사이트 업 확보에 적극 나서며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로의 슬롯사이트 업 유입이 급감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슬롯사이트 업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와 중국으로의 슬롯사이트 업 판매를 확대하면서 미국과 유럽으로의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카자흐스탄 국영 슬롯사이트 업 기업 카자톰프롬의 판매 데이터를 보면, 2023년 카자흐스탄산 슬롯사이트 업의 약 67%가 러시아, 중국 및 자국 시장으로 유입됐다. 2021년(33%)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미국·캐나다·프랑스·영국 등 서방 국가로의 판매 비중은 2021년 60%에서 2023년 28%로 급감했다. 카자톰프롬 측은 "판매처를 다각화할 계획이며, 한 곳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고 밝혔다.
2023년 국가별 슬롯사이트 업 생산량. 위에서부터 카자흐스탄, 캐나다, 나미비아, 호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중국, 니제르, 기타. (사진=FT)
2023년 국가별 슬롯사이트 업 생산량. 위에서부터 카자흐스탄, 캐나다, 나미비아, 호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중국, 니제르, 기타. (사진=FT)
세계 최대 상장 슬롯사이트 업 생산업체인 캐나다 카메코의 코리 코스 투자자 관계 부사장은 "현재 우리는 '고갈 단계'에 진입했지만 많은 고객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슬롯사이트 업 공급이 중국으로 더 많이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직 에너지 기업 임원은 FT에 "우리는 빌린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재고가 바닥나면서 공급망 유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슬롯사이트 업 생산량의 5%를 차지하는 니제르 역시 유럽 원자로에 중요한 공급원이다. 하지만 2023년 유럽으로의 슬롯사이트 업 공급이 2021년 대비 3분의 1 줄었고, 2023년 7월 군사 쿠데타 이후 서방 광산업체에 적대적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해 니제르산 슬롯사이트 업은 유럽에 전혀 수출되지 않았다.
슬롯사이트 업 광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슬롯사이트 업 광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 국영 원자력 회사 오라노는 지난해 니제르 정부로부터 광산 채굴권을 박탈당했다. 니제르산 슬롯사이트 업은 오라노의 전체 슬롯사이트 업 자원의 16%를 차지한다. 또한 카자흐스탄에서 운영 중인 오라노의 광산도 점점 고갈되고 있으며, 다른 광산들은 이미 러시아와 중국이 확보한 상태라고 테바 메이어 프랑스 국제전략연구소(IFRI) 연구원은 설명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해외 슬롯사이트 업 매장지에서 채굴한 자원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방 국가들의 원전 확대 계획과 슬롯사이트 업 공급망 확보 노력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그레이슬린 바스카라 CSIS 연구원은 "슬롯사이트 업 생산 문제는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슬롯사이트 업 수요 전망. (사진=FT)
글로벌 슬롯사이트 업 수요 전망. (사진=FT)
반면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데이터센터 운영 등 새로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이에 따라 2040년까지 전 세계 슬롯사이트 업 수요가 현재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중장기적인 슬롯사이트 업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며 "공급 충격이 발생하면 슬롯사이트 업 시장이 더욱 심각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슬롯사이트 업 공급 부족 문제는 여전히 현실적인 위협이며, 시장 내 공급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