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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원자력 협정이 걸림돌
지난 12일 국회 포럼에선 ‘한국형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도입의 필요성과 전략’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한국의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도입 가능성을 세세히 짚었다. 주제 발표에 나선 문 교수는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컨커러함)이 2주 만에 포클랜드로 가서 아르헨티나 순양함을 격침시켰다"며 "대처 당시 영국 총리가 조기에 전쟁을 종료시킨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을 남기고 재래식(디젤) 슬롯사이트 볼트은 모두 퇴역시켰다"고 강조했다.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은 통상 디젤 슬롯사이트 볼트보다 두 배 가량 빠르다. 디젤 슬롯사이트 볼트은 최고 속도를 낼 경우 1~2시간이면 방전돼 스노클을 하며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한국이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을 보유하려는 시도를 했던 역사는 상당하다. 우리 군은 2003년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SSX) 건조사업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약 3조5000억원을 투입, 2006년 개념설계, 2007년 건조 착수, 2012년부터 실전 배치를 계획하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과 관련한 기술지원 요청을 했지만, 미국이 호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산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도입과 관련해 가장 걸림돌로 지적되는 부분은 '한미 원자력협정'이다. 한미 원자력협정 제13조는 ‘협정에 따라 이전·생산된 모든 핵물질은 핵무기, 핵폭발 장치의 연구·개발이나 어떠한 군사적 목적을 위해서도 이용되지 아니한다’고 돼있다. 이에 따라 우라늄을 사용하는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도입도 어려운 족쇄가 채워져 있는 상태다.
"슬롯사이트 볼트 필러2 분야서 미·영·호주와 협력 가능"
하지만 2021년 출범한 미·영·호주 3국 안보 동맹체 ‘오커스’(AUKUS)를 통해 호주의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도입이 결정된 것은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에게 한국의 핵잠 보유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당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30년대 초부터 호주에 버지니아급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세 척(최다 5척)을 판매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미 지난해 오커스 3주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오커스 3국은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과 '제2축(필라2)' 협력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이날 포럼에선 오커스 필라2에 대한 한국의 참여가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개발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해군에서 슬롯사이트 볼트사령관을 역임한 정승균 한화오션 해외사업단장은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기술을 확보하려면 결국 미국의 도움이 필요한데, 오커스 필라2 정도의 협력 관계가 아니면 기술을 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커스 필라2에 한국 참여의 이점으로 크게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기술공유 및 협력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위험 감소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강화 및 신뢰 구축 등을 꼽았다.

문 교수는 “현재 핵추진 슬롯사이트 볼트 사업이 비닉(대외비) 사업으로 지정되어 있어 정상적인 추진이 어렵고, 국책사업단이 구성되지 않아 기관 간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닉사업을 해제하고 국책사업단을 구성하는 한편, 외교적 채널을 활용해 핵연료의 안정적 수급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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