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TB(테라바이트). 사람이 잠을 자지 않고 온종일 글을 읽어도 약 3000년이 걸릴 정도의 데이터 양이다. 인공지능(AI) 기업 인터넷 바카라는 25년간 이 같은 자체 데이터를 축적해 대규모언어모델(LLM) ‘루시아’를 개발한 회사다. 여러 AI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두뇌를 보유했다는 뜻이다.
인터넷 바카라 "저비용 AI로 글로벌 시장 진출"
이경일 인터넷 바카라 대표(사진)는 “2020년 기업공개(IPO) 이후 이어진 공격적인 투자가 올해 결실을 볼 것”이라며 “흑자 전환에 이어 저비용 고효율 AI를 앞세워 전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냈지만 4분기에 AI 서비스 판매가 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터넷 바카라의 핵심 제품은 루시아를 통해 구현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구버’다. 인터넷 바카라 미국법인 구버가 지난해 7월 선보인 이 서비스는 AI가 스스로 자료 탐색과 내용 요약, 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해내는 게 주요 기능이다. 현재까지 사용 건수 5만 건이 넘었다. 유료화 모델도 다음달 공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유료화 모델에는 각 사용자가 인터넷 바카라로 만든 리포트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올 연말까지 최소 10만 명 이상이 구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무료 모델과 더하면 사용자가 3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목표도 내놨다. 그는 “인터넷 바카라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도 1%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회사 플루닛의 가상 인간 영상 생성 서비스 ‘플루닛 스튜디오’도 키운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수익을 본격화하겠다는 취지다. 서비스명도 ‘젠웨이브’로 바꿔 음악이나 영상, 광고 등 여러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몇 가지 키워드와 주제를 제시하면 그에 맞는 분위기를 녹여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인터넷 바카라는 오는 4월 또 다른 AI 자회사 다이퀘스트에 플루닛을 흡수 합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다이퀘스트의 IPO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쪼개기 상장이 아니라 지난해 인수한 별도 기업을 상장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주주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캐릭터와 실시간 대화를 지원하는 서비스 ‘미미콘’도 다음달 공개할 계획이다.

기업 간 거래(B2B)는 지난해 출시한 생성형 인터넷 바카라 서비스 ‘루시아온’을 활용해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하드웨어 일체형(어플라이언스)인 루시아온은 정보 유출 없이 내부 자료를 학습해 맞춤형 결과를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 오는 13일엔 챗GPT의 20분의 1 수준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루시아온 2.5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 B2B에서 성과를 낸 뒤 중장기적으로 B2C에서 이익 구조를 키워갈 것”이라며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법률과 의료, 원자력 등 각 산업 분야에 최적화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게 인터넷 바카라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등 200여 곳에서 인터넷 바카라의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장기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인터넷 바카라는 2026년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을 넘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미국 외에도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갈 것”이라며 “적은 비용으로도 훌륭한 AI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걸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