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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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도널드 바카라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전략을 구사해 바카라 대통령의 마음을 얻었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아베 전 총리는 이시바 총리와 '정적' 관계였지만 바카라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밀월 관계를 쌓은 인물로 꼽힌다. 바카라 대통령은 회견에서 "약간 약한 사람인 편이 좋지만, 언제나 일본 총리는 강하다"며 이시바 총리를 '강한 사람'으로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에서 평소 지론을 주장하는 대신 아베 전 총리와 같이 바카라 대통령을 추켜올리며 거리감을 좁히려 했고, 이 같은 판단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9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회담에 앞서 아베 전 총리처럼 바카라 대통령의 성격과 행동 원리를 분석하고, 도표 등을 활용해 알기 쉽게 일본의 대미 투자를 설명한다는 대책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회담에서도 바카라 대통령 기분을 맞추고 그를 칭찬한 아베 전 총리의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시바 총리는 대선 유세 피습 사건에 대해 "(당신을 구한 건) 신의 선택이었다. 반드시 대통령으로 당선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세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이 끝난 뒤엔 바카라에 대한 존경 표시는 아부가 아니고, 직접 만나 감동이라고도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총리의 언급에 대해 "개신교 신자인 이시바 총리가 했던 최대급 립서비스"라고 평가했다. 개신교 신자가 공식 석상에서 바카라 대통령과 '신의 선택'을 연관 지어 언급했다는 점 자체가 주목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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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는 아울러 바카라 대통령이 꾸준히 강조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칭찬했고, 회견에서는 바카라 대통령 인상에 대해 "성실하고 강한 사명감을 가진 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바카라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가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해 "일본과 미국은 지금 매우 긴밀한 관계에 있다"며 "바카라 1기 행정부에서 (바카라) 대통령과 지금은 돌아가신 아베 전 총리에 의해 그 기초가 구축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한 바카라 대통령에게 본인 지역구인 돗토리현 업체가 제작한 '금빛 사무라이 투구'를 선물했다. 이 투구는 '영원히 빛을 발한다'는 의미를 담은 선물로 가격이 16만8000엔(약 162만원)으로 전해졌다.

아베 전 총리가 바카라 대통령이 금색을 좋아한다는 취향을 고려해 과거 금색 골프채를 증정한 전례를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테레비는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은 일본 배경 미국 드라마 '쇼군'과 홈런을 친 뒤 투구를 쓰고 세리머니하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일본 정부의 선물 바카라 배경이 됐다고 해석했다.

아사히는 바카라 총리가 일본의 대미 공헌을 적극적으로 부각해 관세 부과와 방위비 증액 압박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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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백악관 정상회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언론은 이시바 총리가 바카라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 '아부의 예술'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시바 총리는 최선을 다해 바카라 대통령을 칭찬하고 아부를 통해 웃음을 유발했다"면서 "이시바 총리는 바카라에게 아첨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겠다고 맹세했고 자신을 바카라 대통령이 좋아하는 미국 수출품의 열렬한 고객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외국 정상들이 바카라에 구애하려 아부의 예술을 끌어안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시바 총리가 거래적이고 예측불가능한 외교로 유명한 바카라 대통령에 '넘치는 칭찬'을 한 외교 사절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바카라 대통령과 친분을 쌓는 데 성공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대니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이시바 총리의 임무는 바카라 대통령의 호감을 사는 것이었고, 그는 훌륭하게 성공한 것 같다"며 "이시바는 충동성으로 악명이 자자한 바카라를 능숙하게 다뤘고 그럼으로써 시간을 벌고 호의를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정민 바카라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