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잔인한 연말은 처음이에요."

연말연시에 안부를 나눈 사람마다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복 많이 받으시라는, 으레 건네던 새해 슬롯사이트 볼트카지노메이저가 덧없게 느껴진 연말이었다.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가까운 이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중한 시간, 새로워지겠다는 다짐이 한순간에 무의미해졌다. 우리의 내일은 안녕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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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실은 지극히 불안하다. 단지 개인의 마음 상태가 아니라 시대가 그렇다. 과거 불안은 예민하고 나약한 사람들의 꼬리표처럼 여겨졌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은 대개 개인의 차원에서 이뤄졌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익히거나, 약을 먹거나. 하지만 지금처럼 연령대를 불문하고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차원의 문제가 아닐까? 철학자 한병철의 책 <불안사회를 펼쳐보게 된 슬롯사이트 볼트카지노메이저다.

이제 불안은 시대 흐름이 됐다. 세계가 확장되고 나와 연결된 세계가 늘어날수록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전 지구적인 유행병, 전쟁, 기후재앙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를 실시간으로 접하게 된 현대 사회에 불안이 필연으로 따르는 슬롯사이트 볼트카지노메이저다. <불안사회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불안은 유령처럼 사방에 존재한다.

위기와 재앙만 남은 듯한 상황,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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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에게는 안정이 필요하듯, 불안사회에는 희망이 필요하다. 한병철은 언어학자 프리드리히 클루게의 어원사전을 인용해 희망의 정의를 살펴본다. 희망의 어원은 '앞으로 몸을 굽힘으로써 더 멀리, 더 정확히 보려고 하는 것'이란다. 신기하게도, 한자 '바랄 망(望)' 역시 사람이 무엇을 바라보는 모습을 형상화한 문자라고 한다.(신동윤, <그림으로 배우는 한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희망이란 앞을 내다보는 일, 앞으로 나아가는 일을 뜻한다는 사실은 과연 우리에게 희망은 어떻게 오는가를 되묻게 한다. 한병철은 "희망은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움직임, 방향과 지지할 곳을 찾고자 하는 시도, 아직 태어나지 않을 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뜻일 테다. 그는 "희망의 주체는 ‘우리’"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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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인용한 시인 파울 첼란의 "별에 아직 빛이 있다면 아무것도, 아무것도 잃은 것은 없다"라는 문구는 "희망이 있을 거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던 소설가 한강의 말을 떠오르게 한다. 가장 절망적인 연말이었지만, 그런 슬롯사이트 볼트카지노메이저로 지금이야말로 희망이 출현하기 가장 좋은 때다. 우리는 희망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쟁취해야 한다. 그러므로 다시 한번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함을 담아 인사를 건넨다.

'희망찬 슬롯사이트 볼트카지노메이저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최윤경 어크로스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