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업종은 정보기술(IT)기기와 조선, 반도체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하락장에서도 큰 반등을 보인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3~16일 가장 많이 상승한 업종은 IT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4%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상승률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각각 16.65%, 2.85% 오르며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기는 중국 시장의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인해 올들어 계엄 선포 직전까지 30% 넘게 하락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과거 5년 평균치(1.5배)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3~16일 기관 투자가가 삼성전기를 1040억원 어치 저가매수에 나서며 주가도 반등에 성공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공급한다"며 "AI 매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도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조선 업종도 4.6% 올랐다. HD현대중공업(12.44%)과 HD현대미포(9.29%)이 높은 반등세를 기록했다. 이날 HD현대중공업은 장 중 25만3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활황 사이클에 올라탄 HD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274% 급증한 6684억원이다.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올해 추정치의 두 배인 1조236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반도체도 5.2% 상승했다. SK하이닉스가 8.7% 상승하며 업종 전체 반등을 주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높은 하락률을 기록한 업종은 금융과 통신 등이다. 보험과 은행, 증권 업종은 각각 12.0%, 11.1%, 5.8%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힘을 잃은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 업종도 3.9% 하락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