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맘 먹고 보여주는 '한국 슬롯 꽁 머니공예 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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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현대 슬롯 꽁 머니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
2025년 5월 6일까지
'한국 현대 슬롯 꽁 머니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
2025년 5월 6일까지


한국 슬롯 꽁 머니 공예의 시작점으로 여겨지는 1950년대부터 전후 복구시대, 현대까지 '한국 슬롯 꽁 머니'를 아우르는 전시가 열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막한 '한국 현대 슬롯 꽁 머니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이다. 사회와 문화가 발전하고 변화함에 따라 함께 변한 슬롯 꽁 머니 공예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4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슬롯 꽁 머니기의 특징들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성북동과 대방동 가마를 중심으로 슬롯 꽁 머니를 만들었던 1950년대 전시장을 지나면 1960~1970년대 작업들이 전시된다. 한국 슬롯 꽁 머니공예가 본격적으로 현대성을 갖추게 된 시기다. 특히 이 시기엔 슬롯 꽁 머니와 회화가 결합된 '도화'가 유행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작품 12점이 전시됐다. 모두 이건희컬렉션 작품으로, 그가 가진 20점의 도화 작품 중 12점이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다. 모두 대중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도화가 더욱 슬롯 꽁 머니 공예에서 중요한 작업으로 여겨지는 까닭은 색감의 농담 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슬롯 꽁 머니기는 무조건 초벌 과정을 거쳐야만 색감을 입힐 수 있는데, 이 때 표면이 매우 뻑뻑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기 쉽지 않다. 게다가 모든 작가들은 이 슬롯 꽁 머니기를 다시 한 번 가마에 넣고 나서 그림이랑 색이 바뀔 것을 예상하고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이건희컬렉션 중 하나인 지순탁의 검은 다완도 공개됐다. 이 작업은 지순탁이 다도 문화가 활발했던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슬롯 꽁 머니기다. 말차를 마신 뒤 가루가 까만 슬롯 꽁 머니에 붙게 되는데, 녹색과 검은 색감의 조화를 고려해 제작한 작품이다.


슬롯 꽁 머니 조형 작품은 무거운데다 다루기도 힘들어서 당시 갤러리들이 외면했던 장르다. 컬렉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인기가 시들었다. 슬롯 꽁 머니 조형을 두고 “1990년대가 전성기”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 시기는 개인들이 공방을 운영하고 자신의 가마를 쓰면서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이 나타난 시기다.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 이세용의 다완 시리즈다. 이번 전시에도 그가 만든 다양한 형태와 색깔의 수많은 다완들이 놓였다.

3부 ‘움직이는 전통’은 21세기 이후 현대 슬롯 꽁 머니들을 조명한다. 슬롯 꽁 머니를 공간 설치작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업이 주로 나왔다. 김진은 전시장의 한쪽 공간을 모두 민트색으로 칠했다. 뜨개질 모임을 하며 이웃 주민들과 함께 간식을 나눠먹는 행위에서 영감을 얻었다. 감자와 고구마를 함께 삶아 먹으며 나눴던 이야기들을 슬롯 꽁 머니 작품으로 표현했다. 민트색은 식재료와의 이질감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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