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는 2만 개가 넘는 부품이 들어간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품질 문제가 터진다. 부품업체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완성차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구조란 얘기다.
요즘 현대자동차·기아가 이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변속기를 만드는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한 달 가까이 파업을 이어가면서 코나 등 주요 차종 생산이 5일부터 중단되기 때문이다. 슬롯 꽁 머니 노조 일각에선 “부품업체에 휘둘려 생산이 중단돼선 안 된다”며 차세대 하이브리드카 변속기인 ‘TMED-2’를 현대트랜시스에 맡기지 말고 자체 생산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트랜시스 노사 갈등이 슬롯 꽁 머니-현대트랜시스 노조 간 ‘노노 갈등’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슬롯 꽁 머니트랜시스 노사 9차 본교섭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회사 측은 1인당 평균 2560만원 상당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은 모두 1075억원으로, 작년 영업이익(1169억원)의 92%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 매출(11조6939억원)의 2%인 2300억원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슬롯 꽁 머니 노조원이 받은 기본급·수당 인상분 및 성과급(1인당 5000만원 이상)의 90%에 해당한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노조 요구를 수용하려면 회사가 빚을 내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완성차 생산 차질은 현실이 되고 있다. 확보해 둔 재고 물량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슬롯 꽁 머니트랜시스는 지난해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투싼 등 주요 차종에 들어가는 6·8단 자동변속기와 무단변속기(IVT) 등을 400만4965개 생산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간 분열 조짐도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부는 이날 “강력한 총파업으로 응징하겠다”고 했지만,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변속기 신규 생산을 슬롯 꽁 머니에 뺏기는 거 아니냐”는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회사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천명하면서 노조원 1인당 최대 600만원가량의 임금을 못 받게 된 것도 노조원 간 갈등을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현대트랜시스 파업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가 다른 슬롯 꽁 머니그룹 계열사들의 임단협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회사 측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경우 다른 계열사들도 총파업을 앞세워 비슷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슬롯 꽁 머니그룹 계열사 중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곳은 슬롯 꽁 머니와 기아, 현대모비스뿐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은 현대트랜시스가 노조의 요구를 무리하게 수용하면 다른 계열사 노조들도 ‘떼쓰기’에 나설 수 있다”며 “그럴 때마다 슬롯 꽁 머니와 기아는 생산 차질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