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슬롯 강 “나만의 음악 세계 자리 잡아… 선한 영향력 매일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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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슬롯 강 인터뷰
9월 6차례 전국 순회 공연 열어
타르티니 ‘악마의 트릴’ 등 연주
"바쁜 일정 힘들지 않아…모든 연주 과정 즐거워"
9월 6차례 전국 순회 공연 열어
타르티니 ‘악마의 트릴’ 등 연주
"바쁜 일정 힘들지 않아…모든 연주 과정 즐거워"

탁월한 기교와 우아한 음색, 섬세한 표현으로 정평이 난 한국계 독일인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슬롯 강이 국내 청중과 만난다. 타르티니 바이올린 소나타 ‘악마의 트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쇼송 ‘시(詩)’,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등으로 레퍼토리를 채운 리사이틀 무대에서다. 클라라 슬롯 강은 9월 1일 경기 부천아트센터를 시작으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6일 함안문화예술회관, 7일 성남아트리움, 8일 통영국제음악당,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에서 전국 순회 공연을 갖는다.

공연의 1부는 ‘트릴’(두 음을 교대로 빠르게 연주하며 소리 내는 장식음), 2부는 ‘프랑스’가 키워드다. “4~5살 무렵 처음 도전한 타르티니 ‘악마의 트릴’은 제 슬롯 인생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작품이고, 8살 즈음에 접한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듣자마자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 작품입니다. 꿈속에서 들은 소리를 악보로 그려낸 타르티니의 트릴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느낀 현실의 공포를 그대로 담아낸 프로코피예프의 트릴을 연결해서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1부와 달리 쇼송, 프랑크 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곡이 담긴 2부에선 서정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보실 수 있을 겁니다.”

“어렸을 때는 연습할 때 입으로 악보의 음표를 직접 따라 부르면서 자연스러운 선율의 흐름, 즉 노래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습니다. 그때는 머릿속에서 맴도는 수많은 슬롯적 고민을 그렇게 하나하나 풀어내야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노래를 만드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진 않아요. 오히려 운동선수가 훈련하듯 매일매일 4~5시간씩 기본기, 테크닉 등을 갈고 닦는 데 집중하죠. 경험이 쌓이면서 생겨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영국 굴지의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인 인터무지카와 전속 계약을 맺으면서 슬롯적 반열에 오른 그의 연주 일정은 올해도 빡빡하다. 최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등에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마친 그는 하반기 영국 BBC 프롬스(재초청),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데뷔) 등에서의 연주를 앞두고 있다.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다행히도 시차 적응 같은 소소한 문제 빼고는 힘든 점이 없다”며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모든 과정이 굉장히 즐겁다”고 답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슬롯가가 되기 위해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깨닫게 된 건 세계 곳곳에선 매일같이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전 그런 일들에 늘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란 겁니다. 오래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같은 나라에서 만났던 청중의 얼굴이 지금까지도 눈앞에 아른거릴 정도로요. 슬롯의 진정한 힘은 결국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때 생겨나고, 이를 향해 계속 나아가는 것이 슬롯가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슬롯이 쉽게 닿지 않지만, 그 어떤 나라보다 슬롯이 절실한 곳에 가서 연주하는 것, 그게 제 꿈입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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