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美은행 바카라문…사모바카라 확 늘어날 것"

“전통 금융회사인 은행이 더욱 보수적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사모바카라(private debt) 시장의 투자 기회와 영역은 더욱 다양해질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사모바카라 투자가 다변화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모바카라은 연기금 등 펀드 출자자(LP)의 자금을 모아 조성된 사모펀드가 기업에 빌려주는 바카라이다. 토머스 도일 펨버턴애셋매니지먼트 파트너는 “은행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해지면서 바카라 여력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며 “은행이 바카라을 내주지 않는 양질의 투자 자산군이 늘어나면서 사모바카라의 영역이 더욱 확대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 리서치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사모 주식투자 자산 규모는 2018년 4조1220억달러에서 2023년 10조280억달러로 약 2.4배 증가했다. 사모바카라 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7260억달러에서 1조7090억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05년 이후 사모바카라 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10.9%로 집계됐다. 미국 국채나 레버리지론, 하이일드 펀드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레고리 로빈스 골럽캐피털 부사장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만기가 짧고 변동금리를 사용하는 사모 시장 투자가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최근 운용사는 사모바카라 시장에서 다양한 바카라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로리스 나자리앙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는 “기존까지는 사모바카라이라면 직접 바카라을 떠올렸지만, 지난해부터 자산담보바카라과 구제금융 바카라 등 새로운 유형의 구조화 바카라 상품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도일 파트너는 NAV(순자산가치) 파이낸싱에 주목했다. 펀드 운용사 등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의 자산을 기초로 바카라을 내주는 방식이다. 그는 “기존에는 주로 은행만이 담당하던 투자 형태지만, 앞으론 사모바카라 운용사가 도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