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선뿐인 그림에서 '음악'이 들린다… 바카라이 선사하는 도시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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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뮤지엄 바카라 개인전
'녹턴 시티' 5월 26일까지
'녹턴 시티' 5월 26일까지

바카라은 세계 여러 도시를 돌며 포착한 풍경과 그 속에 담긴 사람의 이야기를 오로지 ‘점’과 ‘선’으로만 그린다. 이 독특한 화풍 때문에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의 20년 작업인생을 조망하는 전시 ‘녹턴 시티’가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2024년 롯데뮤지엄의 첫 번째 기획전이다.

2014년 그런 그를 처음 알아본 건 미국 유명 패션브랜드 ‘랙 앤 본’이었다. 우연히 그의 그림을 보고 '벽화를 그려달라' 제안했다. 이 '길바닥 작업'으로 그는 혜성처럼 떠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미술계에 각인시켰다. 이후 나이키, 바비 브라운, 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국내외 예술계의 관심을 한번에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도 바카라을 지금의 작가로 만들어 준 협업작들을 만날 수 있다.
롯데뮤지엄은 이번 전시를 위해 바카라의 회화뿐만 아니라 협업 제품, 조각까지 모두 모아 230여점을 준비했다.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도시’. 낮과 밤을 넘나들며 변하는 도시 속 인간의 내면과 감정을 그림 안에 표현했다. 그는 특정한 형체를 그리는 대신 점과 선으로만 그림을 구성한다.

바카라은 그림을 구상할 때 스케치도 하지 않는 ‘즉흥 표현’을 즐기는 작가다. 바카라은 “과거에 무대 위에서 노래를 틀고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려봤던 경험이 있다”며 “그 때 우연히 나온 그림이 아이러니하게도 내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 최고로 만족했던 작품이었다”고 현재까지도 즉흥 작업만을 고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바카라의 개인전은 ‘한국 작가의 전시’라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간 롯데뮤지엄이 JR, 오스틴 리 등 외국 작가들을 주로 소개해 온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뮤지엄 관계자는 “이번 바카라 개인전을 계기로 국내 작가들에게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이미 조명을 받고 있는 원로 작가보다는 새롭게 떠오르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해외에 알리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시장을 나가는 마지막 길목엔 바카라의 야경 그림으로 만든 영상이 전시관의 세 면을 모두 감싸며 관객에게 인사를 건넨다. 롯데뮤지엄이 그의 작품을 직접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바카라 또한 이 영상을 전시 개막 직전이 되어서야 처음 관람했다. 그는 “전시를 통해 ‘살아있는 그림’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라며 당시의 감동을 그대로 전했다. 전시는 5월 26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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