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7’(M7)으로 불리는 미국 빅테크 주식 7개의 시가총액이 전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국가별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쏠림 현상으로 ‘제2의 대공황’이나 ‘닷컴버블 붕괴’ 등의 증시 폭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머니 블랙홀' 美 M7 시총…세계 2위 中슬롯사이트 넘어섰다
19일(현지시간) CNBC는 도이체방크 보고서를 인용해 “알파벳,애플, 아마존, 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 테슬라등 이들 7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더하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증시를 웃돈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M7 시가총액은 13조1000억달러(약 1경7500조원)로 중국 상장사를 모두 더한 11억5000만달러를 뛰어넘었다. 인도(4조6000억달러), 프랑스(3조2000억달러), 영국(2조9000억달러) 등 3개국의 증시 시총을 모두 더해도 M7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M7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3610억달러(약 480조원)로 중국(7710억달러), 일본(3830억달러)보다 적었다.

도이체방크는 세계 인구의 40%가 아직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환경에 살고 있고,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초기 단계인 만큼 M7 시가총액은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빅테크 규제, AI에 대한 대중의 우려와 지정학적 위험 등 비관론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M7 주식에 전 세계 자금이 쏠리면서 글로벌 증시가 일부 기업 주가에 의해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23개 선진국 대·중형주를 추종하는 MSCI 월드 지수에서 미국 주식 비중은 70%이고, 미 증시 상위 5개 기업 비중이 18%에 달한다. 버블 슬롯사이트 붕괴 전인 1980년대 일본 주식이 이 지수의 40%, 2000년대 초 유럽 주식이 3분의 1을 차지한 적은 있지만 단일 국가 집중도가 이 정도로 높았던 적은 없다고 CNBC는 전했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최근 M7의 성과가 거시슬롯사이트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들의 향후 실적이 글로벌 자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터 베레진 BCA리서치 수석투자전략가는 “소수 기업의 집중도는 1920년대 후반~1930년대 초반 및 2000년 시장과 비슷하다”며 “지금 시장은 다소 위험한 지점에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광란의 1920년대’라고 불리는 시기에 주식 호황을 맞이했지만 1929년 대공황에 빠졌다. 2001년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MS,시스코, 인텔등 소수 정보기술(IT) 기업 중심으로 오른 주가가 폭락하며 ‘닷컴버블’이 붕괴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