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슬롯사이트 업. 사진=김병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슬롯사이트 업. 사진=김병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신전문금융회사를 향해 신용카드 슬롯사이트 업(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올해 들어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못해 대출로 이월해 막는 슬롯사이트 업 잔액이 사상 최대치로 급증한 데 따른 발언이다. 슬롯사이트 업의 경우 이월된 대금에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육박하는 이자율이 따라붙는 만큼, 향후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증폭시키고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다동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전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여전사의 가계대출은 취약차주가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 상승 시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이달부터 시행된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조치 이후 결제성 슬롯사이트 업 등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보다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의 발언은 올해 들어 슬롯사이트 업 잔액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슬롯사이트 업 이월 잔액은 6조41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조2740억원) 대비 1423억원(2.3%) 늘어난 수치다. 슬롯사이트 업 이월 잔액 집계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슬롯사이트 업 이월 잔액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이뤄진 2020년 2분기 이후 약간 주춤했다가 지난해 2분기부터 급증했다.

지난해 말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한 이후 5개월 만에 3340억원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증가, DSR 규제 강화에 따라 카드론 수요가 슬롯사이트 업으로 옮겨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슬롯사이트 업 서비스 중 신용카드 결제금액 상환 일자를 미루는 결제성 슬롯사이트 업의 경우 DSR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특성 때문에 추가 대출 수요가 슬롯사이트 업으로 유입되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 카드사 DSR 기준 자체가 기존 60%에서 50%로 하향 조정된 점도 슬롯사이트 업에 대한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슬롯사이트 업 이용이 증가한 건 월소득 대비 상환능력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슬롯사이트 업은 결제 수단에 따라 결제성(카드)과 대출성(현금서비스)으로 나뉜다. 카드를 긁을 때 분할 결제 기간을 정하는 할부와 달리, 슬롯사이트 업의 경우 일시불로 결제한 뒤 납부 시점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카드값을 한 번에 결제하는 부담을 줄이고 연체를 막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나, 이월한 금액에 상당히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1분기 기준 결제성 슬롯사이트 업 평균 금리는 연 14.83~18.52% 수준으로 집계됐다. 평균 금리의 상단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한 것이다. 대표적인 고금리 대출로 잘 알려진 카드론과 비교했을 때도 금리가 높다. 지난 3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 연 12.52~14.51%와 비교하면 슬롯사이트 업 평균 금리가 하단 2%포인트, 상단 4%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금액이 연체될 경우 최대 3%의 가산금리가 적용돼 더 비싼 이자율이 적용될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고금리 대출 성격을 띠는 슬롯사이트 업 잔액이 향후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단 점이다. 이달부터 소득에 따른 대출 한도 규제인 DSR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전체 금융권 대출잔액이 1억원이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은행 기준 연소득의 40%(비은행 50%)를 넘길 수 없게 된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2억원 이상 대출 보유자에 한해서 시행돼 온 규제가 이달부터 1억원 이상 대출 보유자로까지 확대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대출 고객 기준으로 29.8%, 대출액 기준으로 77.2%가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슬롯사이트 업 증가는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빚의 악순환을 유발하는 부채 부담 증폭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슬롯사이트 업 증가는 전체 가계부채의 질 악화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당국이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적 지원 내지는 슬롯사이트 업 규모 증가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슬롯사이트 업 이용 규모 증가에 따른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응 조치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3개월인 금리 공시 주기를 1개월로 단축하고 금리 산정 내역을 안내하는 등의 제도 개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슬롯사이트 업 이용 잔액 증가에 따른 시장의 우려에 공감하고 있으며, 관련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불필요한 슬롯사이트 업 이용 규모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와 이용자 가계부채 부담 완화 방안 등 실질적인 조치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슬롯사이트 업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