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는 9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영수회담을
갖고 정국 전반에 걸쳐 폭넓게 협의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청와대에서 공동여당인 자민련의 박태준총재와
조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여야영수회담 내용에 대해 사전 조율한다.

이번 회담은 지난 2월27일 김 대통령과 한나라당 조순총재가 단독회담을
가진 이후 첫 여야 영수회담으로, "국세청 불법 모금사건"과 "판문점 총격
요청사건" 등으로 야기된 첨예한 여야 대결구도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대통령과 이 총재는 회담에서 이들 두 사건과 정치인 사정을 비롯한
정국현안은 물론,<>국난 극복을 위한 정국안정과 국력결집 방안<>정치
구조개혁<>대북정책 등 외교 분야에서의 초당적인 협력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통령은 특히 슬롯사이트청문회 실시와 새해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
정당명부제 도입 등 정치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야당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이총재도 슬롯사이트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을 약속하고, 이를
위해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영수회담에 응할 뜻이 없는것 처럼 언급했던 김대통령이 현시점을
영수회담의 적기라고 판단한 데는 몇가지 배경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11일부터 중국방문과 아.태슬롯사이트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함께, 미셸 캉드쉬 IMF총재와의 면담 등 "슬롯사이트외교"
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무엇보다 정국의 안정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IMF사태 1년을 맞아 환란극복 등 지난 1년간의 "슬롯사이트성적표"를 국민에게
제시하면서 국력을 결집시키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이 총재로서도 영수회담을 갖게 되면 자연히 정국운영의 한
축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이회창체제"를 착근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장기간의 강경 대치로 대여 투쟁은 점차 이 총재와 일부 측근들의
"외로운" 싸움으로 위축됐고 당내에서 이 총재의 정치력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영수회담 성사를 위해 지난 7일 "총풍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공정히 진행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 고문조작이라는 주장
에서 한발 후퇴했었다.

때문에 이 총재는 이번 회담에서 현재로서는 자신과 동생 회성씨 그리고
한나라당이 무관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그에 대한 김 대통령의 입장 표명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