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고 다 안 올라…신축·슬롯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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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분석
4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자료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슬롯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더딘 모습을 보였다. 2024년 하반기 기준 최저가격 대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서초구, 송파구, 영등포구, 노원구 등 주요 지역 모두 서울 평균 (16.6%포인트)와 자치구 평균 가격 상승률을 하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여파로 공사비 및 사업비 증가 등 영향을 받아서다.다만 슬롯 단지 내에서도 양극화는 심화했다. 강남구 슬롯 단지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12.3%포인트 올랐고 서초구도 4.7%포인트, 송파구도 4.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노원구는 0.7%포인트 내리면서 되려 뒷걸음질쳤다.
정치적 불확실성, 미국 고물가 장기화 우려 등 외부 변수로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 강남권 슬롯 단지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반면 서울 주요 자치구 신축 아파트는 전반적으로 가격 강세를 보였다. 서초구의 경우 2024년 하반기 기준 전기 대비 증감률 21.3%포인트, 최저가격 대비 증감률 49.4%포인트를 각각 기록해 서울 주요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 연구원은 " 2024년 하반기 서울 주요 자치구 신축과 슬롯 아파트 3.3㎡당 매매 실거래 평균 가격 격차와 배율 추세를 살펴보면 송파구를 제외한 대부분 슬롯 아파트 가격이 신축 아파트 대비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초구는 2024년 하반기 기준 신축 아파트가 슬롯 아파트와 4275만 원 가격 차이를 보이며, 신축 아파트가 강세였던 2022년 상반기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슬롯 아파트 대비 신축 아파트 가격 배율 역시 2022년 상반기 0.86에서 2024년 하반기 1.6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송파구의 경우 슬롯 아파트가 신축 아파트 대비 강세를 보였다. 2023년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자 슬롯 아파트가 신축 아파트와 가격 격차를 좁히기 시작하였고, 2024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슬롯 아파트가 신축 아파트 대비 가격 강세를 보였다. 잠실동 등 선호하는 주거 입지 내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부족해 슬롯 아파트로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남혁우 연구원은 "슬롯 초과이익 환수제도 법안 통과 여부, 금리인하 지연, 고물가 장기화 등 외생변수로 슬롯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라며 "따라서 사업성이 담보되는 선호 입지의 슬롯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며, 슬롯 아파트 시장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