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금감원…"좀비꽁 머니 카지노 퇴출"

유상증자후 먹튀·회계분식 등
상폐 회피 불법행위 집중 조사

작년 퇴출 37곳 불공정거래 적발
금융감독원이 제대로 사업을 하지 못하고 상장만 유지하는 ‘좀비 꽁 머니 카지노’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이들 꽁 머니 카지노이 불공정 거래 통로로 쓰여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정상적인 꽁 머니 카지노에 갈 자금을 흡수해 국내 증시를 좀먹는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상장폐지된 꽁 머니 카지노 중 9곳이 거래정지 전 2년간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통해 증시에서 조달한 금액은 총 3237억원에 달한다.

25일 금감원은 자본시장 조사·공시·회계부서 합동대응체계를 마련해 상장폐지를 회피하기 위한 불법 행위를 집중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상폐 꽁 머니 카지노, 상폐 위기를 겪는 꽁 머니 카지노, 상폐 위험을 회피한 꽁 머니 카지노, 상장 진입 단계 꽁 머니 카지노 등을 전방위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리종목이나 투자주의환기종목 등 특정 분류 내 꽁 머니 카지노만을 보려는 것이 아니다”며 “관리종목에 들어간 적이 없는 꽁 머니 카지노 중에도 사실상 좀비 꽁 머니 카지노이 있을 수 있어 자금 조달·사용, 공시, 회계처리 등 각 단계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1년 내내 매출이 부진해 관리 종목에 지정될 뻔하다가 연말께 갑자기 매출이 급증해 상장 요건을 간신히 맞춘 꽁 머니 카지노 등을 조사해보겠다는 얘기다.금감원은 이날 분식회계 등 부정한 방법으로 상폐를 피한 사례를 이미 발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은 인수 대상 꽁 머니 카지노인 A사가 상폐 위험에 처하자 연말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했다. 상폐 요건 적용을 모면한 A사의 주가가 오르자 일당은 증자대금을 횡령한 뒤 보유 중이던 주식을 고가에 팔아넘겨 부당이득을 편취했다.

B사는 자산을 과대계상하는 식으로 상장폐지 요건을 비켜갔다. 그러고는 분식 재무제표를 활용해 수년간 1000억원대 자금을 조달했다. 이 꽁 머니 카지노의 최대주주는 상폐 위기를 피하자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금감원은 이미 상폐된 꽁 머니 카지노도 조사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상폐된 꽁 머니 카지노 44곳 중 37곳에서 시세조종, 미공개 정보 활용 등 불공정거래를 적발했다. 이 중 조사와 조치를 완료한 15곳의 부당이득 규모는 총 1694억원에 달한다.상장 진입과 관련된 불공정거래도 단속한다. 신규상장을 위해 분식회계, 이면계약 등으로 덩치를 부풀린 경우를 잡아낸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꽁 머니 카지노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고의로 매출을 부풀려 회계 처리했다고 보고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 간 괴리가 커 ‘뻥튀기 상장’ 논란이 일고 있는 파두도 들여다보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