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에 꽂힌 기업들, 유상증자·IPO로 실탄 마련 나서

코스모화학, 415억 증자 추진
성일하이텍, 코스닥 상장 앞둬
LG·SK, 미래 먹거리로 눈독
슬롯사이트 업를 분해해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를 회수하는 폐(廢)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기업들이 관련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모화학은 지난 12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시행한다고 공시했다. 모집 규모는 340만 주다. 코스모화학이 제시한 예상 발행가액은 1만2200원, 총 모집금액은 415억원 수준이다.

코스모화학은 백색안료용 이산화티타늄과 2차전지 소재인 황산코발트를 제조하는 회사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사업 부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확보한 재원은 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시설 투자(300억원)와 폐슬롯사이트 업 스크랩 매입(115억원)에 투입된다.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8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부문에 3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니켈 4000t, 코발트 2000t을 생산할 수 있다.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성일하이텍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심사 일정을 밟고 있다. 귀금속 재활용 사업이 주력이던 성일하이텍은 2008년 리튬이온계 슬롯사이트 업를 재활용하는 전문회사로 탈바꿈했다. 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등 해외 사업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대기업도 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북미 최대 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 지분 확보를 위해 600억원을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슬롯사이트 업 사업 계열사인 SK온도 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중견 건설회사인 아이에스동서는 올초 캐나다 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업체인 리시온의 지분을 5% 이상 확보했다.

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영향받지 않고 니켈, 코발트 등을 조달할 수 있어 글로벌 기업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폐슬롯사이트 업 수가 급증하는 것도 호재다. 삼정KPMG가 지난달 발간한 ‘슬롯사이트 업 순환경제, 전기차 폐슬롯사이트 업 시장의 부상과 기업의 대응 전략’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폐슬롯사이트 업 재활용 시장은 2025년 7억9400만달러(약 9760억원)에서 2040년 574억달러(약 70조5700억원)로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