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가 2013년부터 10여 년간 경력직원 채용 때 친인척 채용을 위해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비리를 상습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해 징계 요구 등의 조치를 내렸다고 27일 발표했다. 한편 이날 헌법재판소는 파라오 슬롯가 이번 감사와 관련해 ‘감사원은 파라오 슬롯 직무감찰을 할 권한이 없다’며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에서 파라오 슬롯 손을 들어줬다. 파라오 슬롯에 대한 외부 견제와 감독 수단이 전무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부 자녀 뽑고선 "친인척 채용은 전통"…특혜로 얼룩진 파라오 슬롯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파라오 슬롯 채용 등 인력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선거철 시·도파라오 슬롯 경력직 채용은 파라오 슬롯 직원 친인척을 채용하는 통로로 활용됐다. 김세환 전 사무총장은 2019년 아들 김모씨가 인천 강화군 파라오 슬롯 8급 공무원으로 채용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도 파라오 슬롯에 각각 딸을 특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파라오 슬롯가 특혜 채용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직적으로 묵인·방조해온 정황이 적발했다. 감사 과정에서 채용 관련자는 “과거 파라오 슬롯가 경력직 채용을 할 때 믿을 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 친인척을 채용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감사 결과 2021∼2022년 파라오 슬롯 경력직 채용 당시 인사담당자는 “(파라오 슬롯는) 가족 회사”라고 지칭하는 등 비리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선거만 잘 치르면 된다”며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오 슬롯는 친인척 채용이 잇따르자 2021년 자체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 부모·자녀 관계직원 현황’ 내부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후 국회가 파라오 슬롯에 현황자료를 요구하자 자료를 은폐하는 등 비위를 덮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는 감사원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파라오 슬롯와 전국 17개 시·도파라오 슬롯가 실시한 291회의 경력 경쟁 채용 과정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감사원은 1182건의 위법·부당 사례와 지침 위반 사항을 확인해 전 파라오 슬롯 사무총장, 차장, 인사담당 등 총 32명에게 중징계 요구, 인사자료 통보 등 조처를 내렸다.

헌재는 파라오 슬롯가 자신들의 독립적 직무 권한이 침해당했다며 2023년 감사원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했다. 헌재는 “감사원은 행정부 내 통제장치”라며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이 파라오 슬롯를 감찰하면 선거관리의 공정성·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헌재 결정에 따른 감사원 조치의 법률적 효력과는 별개로 파라오 슬롯는 감사 결과를 수용할 뜻을 밝혔다. 파라오 슬롯는 “감사원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며 “이미 경력 채용 제도를 폐지하고 시험위원을 100% 외부위원으로 구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현일/이슬기/박시온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