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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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슬롯사이트 후 술을 더 마시고 음주 측정하는 일명 '술타기'를 시도했다가 경찰관에게 제지당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슬롯사이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4월6일 오전 3시10분께 서울 강남구에서 서초구까지 약 2㎞ 구간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46%의 상태로 승용차를 슬롯사이트한 혐의를 받는다.

A씨 측은 "슬롯사이트 종료 직후 단속 현장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소주 3분의 1병가량을 마셨고 그 뒤 음주 측정이 이뤄졌으므로 슬롯사이트 당시에는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경찰관 B씨로부터 신호위반 정차 지시를 받고도 응하지 않고 계속 슬롯사이트해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웠다.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간 A씨는 냉장고에서 소주병을 꺼내 편의점 창고로 들어가 소주를 마시려고 슬롯사이트했다. 하지만 곧장 B씨가 창고로 따라 들어와 이를 막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B씨는 "A씨가 창고에서 입에 술병 입구 부분을 가져다 대려 슬롯사이트했지만 자신이 왼손으로는 입을 막고 오른손으로는 술병을 들어올리지 못하게 막았다"며 "그 과정에서 A씨의 팔이 흔들거리면서 술이 바닥에서 떨어졌고 결국 술을 마시지 못하고 바닥에 흘리기만 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동영상과 증언 등에 비춰 보면 결국 피고인이 소주병에 들어 있던 소주를 자신의 입에 부어 마시지는 못하게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음주슬롯사이트으로 2012년 벌금형, 2022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재판부는 "음주슬롯사이트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자숙하지 않고 또다시 술에 취한 채로 슬롯사이트했다"며 "음주슬롯사이트 사실을 은폐하고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편의점에 들어가 추가로 음주를 시도해 죄질이 나쁘다"고 질타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