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동에서 피어난 샌즈 카지노 사이트의 순수한 미학

샌즈 카지노 사이트(1917~1990)은 한국의 전통적인 미를 동심 어린 순수성으로 작고 단순하게 표현한 근현대 대표 화가이다. 평생 그림만 생각하며 살았던 작가는 가족과 주변 풍경을 주로 그렸다. 자신의 주변 일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보여준다. 작고 사랑스럽고 동심 가득한 순수의 세계이다. 서양화를 기반으로 하면서 동양적 정신과 형태가 가미된 그의 그림은 미술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림 속 풍경의 주제이자 삶의 근거지였던 명륜동과 성북동을 중심으로 작가 삶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가족들과 서울 샌즈 카지노 사이트 터를 잡았다. 그의 명륜동 집은 명륜동 2가 22-2번지다. 1953년 정착한 이후 1986년 용인으로 이사하기까지 가족들의 생활공간이자 삶의 근거지였다. 심플한 삶을 추구한 그에게 집은 곧 자신의 세계였다. 그에게 집은 그림을 그리는 작업 공간이거나 그림을 잠시 쉬는 휴식 공간이었다. 명륜동 집은 혜화역 근처의 번화한 상업지역에 위치해 있다. 작가는 명륜동 집이 지하철 개발 등으로 번화해지자 서울대 교수(1954~1961)를 그만둔 후 덕소에 화실을 짓고 12년 동안 혼자 거주하며 명륜동 집과 덕소화실을 왕래하는 생활을 한다.

그가 살았던 명륜동 집은 현재 3층짜리 상가건물로 변해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상가건물 옆으로 오래된 한옥 한 채가 있어 작가가 거주할 당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건물 앞에 샌즈 카지노 사이트이 살았던 집터라는 표지석을 그의 앙증맞은 그림과 함께 세운다면 한국 근현대 미술의 중심에 있었던 샌즈 카지노 사이트 작가를 더 풍성하게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거 같다.

샌즈 카지노 사이트은 늘 "나는 심플하다”라고 말한다. 심플하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있는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몸과 세계가 일치하는 삶. 이런 삶을 실천하며 캔버스에 담아내고자 했다. 자신이 속한 세계의 본질을 이해하고, 마음이 곧 행동으로 보여지는 단순한 삶을. 그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체면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감춰진 계산이 있다고 생각해 겸손한 것도 싫어했다. 일상의 구속에서 벗어나 인간의 순수하고 소박하고 천진난만함을 포착했다. 자연과 대립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소박한 삶을 보여줬다. 작은 캔버스 안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진솔한 삶을 담아냈다. 작가가 일상으로부터 자유롭게 평생 그림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든든한 지원과 사랑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혜화동 로터리에는 1953년부터 현재까지 영업하고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동양서림이다. 샌즈 카지노 사이트 작가가 예술적 삶에 집중하여 오로지 작품활동만 하며 살 수 있게 한 고마운 공간이다. 명륜동에 정착한 후 부인 이순경 여사는 동양서림을 운영하며 1977년까지 가정생활을 책임졌다. 부인 덕분에 작가는 생활에 대한 부담 없이 그림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동양서림은 지금도 그때 그 자리에 있다. 지금은 함께 일하던 관리인이 넘겨받아 2대째 운영 중이다.

명륜동에 거주할 때 샌즈 카지노 사이트은 새벽마다 성북동까지 산책을 즐겼다. 그의 산책길을 따라 한국미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들과 교류한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성북동 골목길에서 최순우(前 국립중앙박물관장) 옛집을 만날 수 있다. 샌즈 카지노 사이트은 해방 후 1945년부터 1947까지 국립박물관에 근무했다. 이때 최순우, 김원룡을 박물관 동료로 만나게 된다. 박물관에 근무하며 그는 개성 고분, 경주 호우총 등 발굴작업에 참여했다. 이 시기 고분, 불상, 목가구, 고전 회화 등을 접한 것은 전통 미술품을 익히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그의 작품 전반에 보이는 전통적인 색상, 소재, 동양적인 정신 등이 여기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근무했지만 전통예술에 대한 안목을 높이고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었음이 짐작된다.

최순우는 샌즈 카지노 사이트과 박물관 근무 시절 이후에도 계속 교류했다. 최순우는 1970년대 생활도자기가 유행할 때 샌즈 카지노 사이트에게 도화 작업을 권유했다. 샌즈 카지노 사이트은 최순우가 소개해준 분청사기 작가 윤광조와 협업해 도화 작업을 진행했다. 함께 근무했던 고고미술사학자 김원룡은 《2.9 동인전》에 출품된 <새와 나무(1961)를 보고 한눈에 반해 그 당시 한 달 월급인 2만환을 주고 작품을 구매한다. 작품거래가 거의 되지 않는 시기 샌즈 카지노 사이트 작품을 알아본 안목 있는 미술사학자가 아니었나 싶다.

(1961), 캔버스에 유채, 32 x 41cm, 개인소장 / 출처. 한경DB">

현대화랑 전시(1979년)에서는 동료였던 두사람이 화집평을 썼다. 최순우는 "샌즈 카지노 사이트을 철학자도 시인도 아니지만(…) 간절하고도 맑은 시심과 예술에 대한 신념을 굽힐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김원룡은 "언제 보나 순진무구하고 그림 이외에는 완전 무능해서 두손에서 붓만 빼앗으면 그 자리에 앉은 채 빳빳하게 굶어 죽을 사람 같다. 타고난 예술가라고 다시 한번 감탄한다”는 평을 남겼다. 그림밖에 몰랐던 화가의 모습을 짐작하게 하는 평론 글이다.

최순우 옛집은 1930년대 지어진 튼 ㅁ자 구조의 아름다운 한옥이다. 이 집은 최순우가 1976년 이사 와서 작고할 때까지 거주한 공간이다. 그는 미술사학자이자 개성부립박물관장을 지낸 고유섭을 통해 한국미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된다. 한국의 미를 "구수한 큰 맛", "무기교의 기교"라 정의한 분이다. 고유섭은 경성제대샌즈 카지노 사이트 미술사를 공부한 후 조선탑파연구, 규장각회화연구 등을 통해 한국 미술사의 기틀을 잡는다. 최순우는 개성박물관에 근무하며 고유섭을 통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학습한다. 그리고 해방 이후 서울에 있는 국립박물관으로 이동한다. 국립중앙박물관장까지 오른 그는 최순우 옛집 사랑채샌즈 카지노 사이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집필했다.

성북동에는 김용준, 김환기 작가가 해방 전후 거주했고, 이쾌대 작가는 <성북동회화연구소를 운영하며 김창렬을 비롯 권진규, 전뢰진, 조덕환 등을 사사했다. 해방 이후 성북동 산책길은 근현대 미술의 길을 여는 새벽 같은 길이었다. 그 길 위에서 샌즈 카지노 사이트은 매일 산책하며 향토적이고 전통적인 소재를 가지고 자신만의 동심 어린 화풍을 만들어간다. 초기엔 전통적 소재들을 단순화, 기호화하고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데 치중한다. 후기로 갈수록 인간과 자연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통해 핵심 즉 본질을 드러내는 작업에 몰두해 들어가게 된다.

한성희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