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첨단 테크 및 사이언스 담당 이해성 기자입니다. 앞으로 퀀텀 솔러스(Quantum Solace)란 이름으로 온라인 고정 코너를 연재합니다. 100여 년 축적의 역사를 딛고 비상하는 인터넷 바카라(Quantum) 기술을 비롯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우주·항공, 방위산업, 원전·핵융합·수소 등 에너지, 첨단 로봇, AI·퀀텀 바이오 등 국가전략기술 전반을 깊게 다룰 예정입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양자 기술 상용화를 둘러싼 빅테크들의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인터넷 바카라와 관련해 구글과 IBM, 아이온큐 등에 밀려 존재감이 없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위상수학(Topology) 큐비트 기반 인터넷 바카라를 내놨다.

MS는 20일 세계 최초로 토포로지컬(Topological:위상수학적) 컨덕터 기반 양자프로세서 '마요라나'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상용화 가능성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물리학자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반면 수학자들은 "안정적인 인터넷 바카라 구현 수단이 될 것"이라고 지지하고 있다.
MS가 공개한 인터넷 바카라 프로세서 마요라나1 모습.
MS가 공개한 인터넷 바카라 프로세서 마요라나1 모습.
위상수학은 '천재 수학자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초고난도 수학 분야다. 위상수학은 물질의 불변량(invariant)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형태를 수식으로 기술한다. 예를 들면 구멍 없는 팥앙금빵과 구멍이 뚫린 도넛은 위상수학 시각으로 보면 마치 고체와 기체 같이 완전히 다른 상태로 기술된다. 반면 손에 끼는 반지나 팔목에 두른 팔찌, 도넛 등은 같은 상태로 본다.

인터넷 바카라의 큐비트를 구현하려면 중첩과 얽힘, 결맞음 세 개가 모두 이뤄져야 한다. 0일 수도 1일 수도 있는 큐비트 상태를 중첩, 0과 1이 각각 1과 0으로 변할 확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얽힘이라고 한다. 중첩과 얽힘이 매끄럽게 일어나는 것을 결맞음, 그렇지 않은 것을 결깨짐이라고 한다. 수학적으로 보면 결맞음을 최대화하고 결깨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수단이 토폴로지컬 큐비트다.

인터넷 바카라는 인듐비소 화합물 반도체와 초전도체인 알루미늄을 원자 단위에서 결합해 토포컨덕터라는 새로운 스택을 개발했다고 했다. 이게 극저온에서 초전도성을 유지하면서 고체나 액체, 기체와 다른 위상학적 상태를 형성하고, 이것이 새로운 준입자인 '마요라나 입자'를 제어해 큐비트 몇 개를 생성했다는 주장이다.

전자의 양자 상태를 설명하는 함수인 에르빈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은 위상수학적 불변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25년은 파동방정식이 탄생한 지 100년 되는 해로 UN이 이를 기려 '양자 과학 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MS는 지난 2005년부터 토포로지컬 인터넷 바카라 알고리즘을 개발해 왔다. MS가 이날 마요라나를 공개한 것은 20년간 축적한 성과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구글과 IBM 등 다른 빅테크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바카라 시장은 그동안 구글과 IBM, 디웨이브퀀텀, MS, 아마존, 리게티컴퓨팅 등이 주도해왔다. 여기에 아이온큐, 큐에라, 파스칼 등 신흥 강자들이 가세해 경쟁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말 105큐비트 인터넷 바카라 '윌로'를 내놓으면서 계산속도 기준 세계 2위 슈퍼컴퓨터 '프런티어'가 10자년 걸리는 계산을 5분 내 풀었다고 발표했다.

IBM은 지난해 399큐비트 헤론 퀀텀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5000개 게이트와 133개 큐비트 프로세서를 세 개 연결한 구조다. 2028년까지는 1만5000개 게이트와 1092큐비트로 이뤄진 플라밍고 프로세서를 개발한다. 큐비트는 많을 수록 일반적으로 성능이 높아지지만 그에 따라 오류율도 급증하기 때문에 오류를 보정하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이 따로 들어가야 한다. 빅테크들이 지금 큐비트 숫자를 내세우는 게 별로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IBM은 2029년 이후엔 1억개 게이트와 200큐비트로 이뤄진 자가 오류정정(무오류) 인터넷 바카라 '스탈링'을 선보이는 게 목표다. 2033년엔 10억개 게이트와 2000큐비트로 이뤄진 자가 오류정정 인터넷 바카라 '블루제이'를 공개할 방침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사이먼은 MS가 공개한 마요라나를 두고 "MS가 보고 있는 것이 진짜라는 데 인생을 걸라면 나는 그렇지 않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의 말대로 인터넷 바카라팅 연산은 수학적으로만 이뤄지는게 아니다. 큐비트를 컨트롤하는 아날로그 서킷과 컨트롤러로 구성된 칩 등 기존과 전혀 다른 하드웨어(HW)가 있어야 하고, 여기에 상응하는 컴파일러 등 SW가 무수히 동원돼야 한다. 제멋대로 움직이는 큐비트에 레이저를 쏘거나 광집게 등으로 포획해 제어하는 것을 아날로그 서킷이라고 한다. 컨트롤러는 컴파일러 명령을 받아 하드웨어로 전달한다. 이들 HW와 SW가 모두 오류없이 돌아가야 실제로 쓸 수 있는 양자컴이 만들어진다.

클라우드 인프라도 필수다. 양자 클라우드 브라켓을 운영하고 있는 아마존이 퀀텀 인프라 부문에서는 제일 앞섰다고 평가받고 있다. MS도 인터넷 바카라 클라우드인 애저 퀀텀을 가동하고 있다.

토폴로지 퀀텀 기술 전도사인 지동표 서울대 수리과학부 명예교수는 "인터넷 바카라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논리는 큐비트 오류 정정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 때문인데 토폴로지는 이론상 무오류 큐비트를 설계할 수 있다"며 "물리적으로 어떻게 구체화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