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둘과 인터넷 바카라 선택 시도한 친모 "남편 혼자 못 키울까봐"

초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인터넷 바카라 선택을 시도한 친모가 구속 기로에 섰다.

충북 보은경찰서는 초등생 자녀 둘과 함께 인터넷 바카라 선택을 시도한 40대 친모 A씨에 대해 '아동학대 살해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6일 오후 5시 15분께 보은군 내북면 성암리의 한 공터에 주차된 차 안에서 초등생 자녀 둘, 지인 50대 B씨와 함께 인터넷 바카라 선택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각자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받았고,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전날 퇴원한 A씨는 경찰에 긴급체포 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며 금전거래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높은 이자를 쳐주겠다는 B씨에게 수년간 거액의 돈을 빌려줬고, '이자 돌려막기'를 해오던 B씨가 최근 자금 융통이 어려워지면서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합계 20억원의 빚을 지면서 함께 인터넷 바카라 선택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아이들은 태우고 거주지인 청주에서 보은으로 이동해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인터넷 바카라 선택 시도 전 차 안에서 자녀들에게 수면제를 3알씩 먹게 했고, 당시 자녀들이 구토했던 점 등을 토대로 경찰은 이를 아동학대로 판단, A씨를 '아동학대 살해미수'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 바카라이 혼자 아이들을 키우지 못할 것 같아 아이들과 함께 죽으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지역에서 아동학대 살해미수 혐의가 적용된 것은 지난해 11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해당 죄목이 신설된 이후 처음이다.

종전까지는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 살해 미수 사건 발생 시 살인미수죄를 적용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했지만, 해당 죄목이 신설되면서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이 강화됐다.

경찰은 B씨도 퇴원하는 대로 공범으로 체포할 방침이다.

이보배 인터넷 바카라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