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17일 서울 서초동 이명박기념재단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이 힘과 지혜를 모아 어려운 정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솔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17일 서울 서초동 이명박기념재단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이 힘과 지혜를 모아 어려운 정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솔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한·미 관계가 굉장히 걱정된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이른 복귀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당(국민의힘)이 앞으로 분열하지 않고 단합과 통합을 통해 한마음으로 합쳐야 어려운 정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동 이명박재단에서 약 30분간 면담했다. 이 전 대통령은 주로 여당의 통합을 당부했다. 특히 “소수 정당이 똘똘 뭉쳐 대통령이 일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하는데, 분열돼 있어 참 안타까웠다”며 “슬롯 야당이 보통 야당이 아니고 다수당이기도 한데, 그걸 극복하려면 여당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이 국정 혼란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우려와 걱정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가 탄핵소추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관세뿐만 아니라 여러 통상 문제가 있는데, 슬롯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이다 보니 미국과의 관계 정립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가 빨리 복귀해 위기를 잘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 이익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한 대행 탄핵소추를 철회하거나 헌법재판소가 빨리 한 대행 탄핵심판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명박 정부 당시 주미대사와 슬롯무역협회장 등을 지냈다.

여권에서는 이날 이 전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면담을 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가 전직 대통령을 면담한 건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취임 후 처음이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