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바카라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바카라특별법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고학력 근로자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두고 야당이 반대 견해를 고수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어 온라인 바카라특별법을 심사했으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에 이견을 보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법안에는 이 조항 외에 대통령 직속 온라인 바카라위원회 및 지원조직 설치, 온라인 바카라 클러스터 전력 및 용수 관련 인허가 최소화, 인력 양성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포함해 일괄 처리를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나머지 법안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52시간제의 큰 틀을 유지한 채 특별연장근로 등 유연·탄력 근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포함한 온라인 바카라 특별법 일괄 처리를 기대했다. 최근 중도·실용 노선을 내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일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고 10일에는 SNS에 “국가 경쟁력 확보가 긴요한 온라인 바카라산업에서 연구개발 분야에 한해 총노동시간을 늘리지 않고 연봉 약 1억5000만원 이상 고액 연봉자가 개별 동의하는 경우, 노동시간 변동으로 인한 수당을 전부 지급하는 조건으로 한시적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주 52시간제 예외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노조 반발이 거세지면서 결국 이 대표의 ‘우클릭’이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토론회에서 온라인 바카라업계 종사자의 주 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성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자 말을 바꾸며 국민을 기만했다”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