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위해 떠나는 스타트업"...회계사가 알려주는 슬롯사이트 '플립'의 모든 것[긱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국내 많은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특히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슬롯사이트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조형래 브릿지파트너스 회계사가 한경 긱스(Geeks)를 통해, 많은 창업가들이 시도하는 플립(Flip)이 뭔지, 주의해야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해외 진출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삼는 스타트업에겐 중요한 도전이다. 지난 수년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법, 즉 '슬롯사이트(Flip)'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이 많아졌다.
플립은 한국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 해외에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모회사로 삼아 한국 법인을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특히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우호적이거나 시장의 규모가 크고, 상장을 하기에 용이한 '슬롯사이트행(行) 본사 이전'을 고려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글로벌 발판 마련"…슬롯사이트으로 '플립(Flip)'하는 국내 스타트업들

스타트업에게 나스닥 상장 도전은 단순히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의 사업 모델이 글로벌하게 인정돼 향후 국내 시장을 벗어나 더 큰 세계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재무 건전성과 영업이익을 요구하는 국내와 달리 슬롯사이트 시장은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좀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일반적인 국내 IPO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론 플립은 슬롯사이트 진출 방식 중 하나의 옵션일 뿐, 플립을 하지 않아도 슬롯사이트에 지사나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슬롯사이트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외국 기업 상장이 거의 없는 국내 증시와 달리 나스닥은 외국 기업 상장에 제약이 크지 않아서다. 2023년 나스닥 기업 신규 상장 98건 중 54건(55.1%)가 외국 기업이었다. 이는 나스닥 상장을 목적으로 반드시 플립이 선행될 필요도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럼 슬롯사이트(Flip)은 언제 해야하나

만약 한국 VC의 투자보다는 처음부터 해외 VC의 투자를 받아 성장하는 전략을 구상한다면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이해관계자가 많아지기 이전에 선제적인 슬롯사이트을 통해 구조를 세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사업 관련 핵심 인력을 해외에서 채용하고자 할 때도 플립을 고려할 수 있다. 한국 법인이 100% 주주로 설립한 슬롯사이트 법인은 사업 초기에 자금 차입과 정부 지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한국 스타트업보다 자금 상황이 열악하다. 인재를 채용하는 데 상당 부분 스톡옵션(Stock Option)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슬롯사이트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개발자, 연구원을 영입하면서 한국 모법인의 스톡옵션을 제시한다면 협상력과 채용 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사업 관련 핵심 인력을 슬롯사이트 현지 인력으로 구성할 계획이라면, 슬롯사이트 법인의 지분과 스톡옵션을 제공함으로써 해외의 경쟁력 있는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사업의 핵심적인 기능을 슬롯사이트으로 이전할 때다. 제조기업을 예로 들면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해 슬롯사이트 현지의 판매법인을 통해 슬롯사이트 시장에 판매하는 구조로 슬롯사이트 시장에 진출한다면 굳이 본사 기능을 슬롯사이트으로 이전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관세와 물류비용을 고려해 슬롯사이트 현지 생산을 준비하고 궁극적으로 슬롯사이트 시장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면 굳이 보조적인 기능만 남게 될 국내에 굳이 본사를 둘 이유가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슬롯사이트 우선주의’ 정책이 강화되는 기조를 고려할 때 사업의 핵심적인 기능을 슬롯사이트으로 이전할 계획이라면 본사 또한 슬롯사이트으로 함께 이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투자유치는 슬롯사이트 이후', '사업 거점 신중히 선택'
!["나스닥 상장 위해 떠나는 스타트업"...회계사가 알려주는 슬롯사이트 '플립'의 모든 것[긱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502/01.39536236.1.jpg)
슬롯사이트 실행 시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도 있다. 슬롯사이트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서류 작업과 행정 업무는 전문가 자문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지만, 단계별로 회사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들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투자유치는 플립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행 세법상 플립은 한국 법인의 주주가 새로 설립된 슬롯사이트 법인에 한국 법인의 주식을 양도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대주주 기준 20% 이상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다.
슬롯사이트의 목적 중 하나가 해외 투자유치이기 때문에 국내 투자와 슬롯사이트 실행이 중복되기 어려울 것 같지만 간혹 슬롯사이트을 고려하는 단계에서 진지한 검토 없이 투자를 받거나, 슬롯사이트 준비기간 중 자금이 소진되어 예정된 후속 투자가 실행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투자금 유입으로 인해 기업의 주식 평가액이 치솟아 양도소득세가 증가하고, 부담을 느낀 주주들의 반대로 슬롯사이트이 중단될 수도 있다.
슬롯사이트 직전 투자한 주주들은 주식 양도차익이 크지 않아 투자 시점 조정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지만, 주식을 액면가 수준으로 취득했던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는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 시점을 슬롯사이트 이후로 적극 조율하는 것은 신규 투자자가 아니라 창업자와 기존 대주주의 몫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플립 실행 단계에선 사업 거점을 신중히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슬롯사이트은 주마다 법과 조세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사업 거점을 마련하는 장소에 따라 이사회 및 주주 구성, 세금 부담이 달라진다. 플립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회사가 기업 친화적인 세제와 회사법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델라웨어 주에서 법인을 설립하다 보니 실제 사업은 다른 주에서 수행하더라도 기계적으로 델라웨어 주에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을 수행하는 주와 설립된 주가 다를 경우 2개 주의 컴플라이언스 의무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 부담이 늘어나고 프랜차이즈 택스(franchise tax)와 같은 일부 세금은 2개 주에서 중복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현지 에이전트와 전문가에게 수수료를 지불하고 관리 부담을 해결할 수 있지만 슬롯사이트과 동시에 투자가 실행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충분한 자금 여유 없이 슬롯사이트을 진행하고 현지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작은 비용이 아니다.
주주들이 델라웨어 주에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것이 아닌 이상 초기에는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주에 법인을 설립하고 향후 슬롯사이트 법인이 성장함에 따라 델라웨어 주 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슬롯사이트 후 세무·법률 리스크, 초기 구조 세팅이 성패 좌우
플립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경영진은 슬롯사이트 본사와 한국 자회사 2개 회사를 운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는 두 회사를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하는 것이다.슬롯사이트 이후 두 회사는 법적으로 독립된 실체일 뿐만 아니라 국적이 다르다 보니 양사 간 거래를 통해 어느 한 법인에서 다른 법인으로 부가 이전된다면 손해를 본 국가의 과세당국에서 이전가격(Transfer price) 등 세무 이슈를 제기할 수도 있다.
회사가 성장한 이후 투자 유치나 상장 과정에서 발목이 잡히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국 법인과 슬롯사이트 법인 간 상품 거래, 로열티 거래, 경영 지원 등 거래 전반에서 이전가격(Transfer price) 위험을 고려해 거래 구조를 세팅하고 해당 구조하에서 양사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
또, 플립 초기 슬롯사이트 법인의 부족한 운영자금을 한국 법인으로부터 조달한다면 자금을 대여하는 한국 법인에 세무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 이자를 주고받는 한편, 자금 대여 행위가 투자계약서상 투자금의 용도 제한 규정에 위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외에도 슬롯사이트 법인 설립 초기 한국 인력의 슬롯사이트 이전 과정에서 사회보장제도 가입, 비자, 이중과세 조정 등 초기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발생하게 되며, 이러한 이슈들을 잘 모르거나 번거로워서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처리한다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또 다른 이슈를 계속해서 파생하게 된다.
한 번 세팅된 거래 구조를 변경하는 것은 초기 세팅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에 성공적인 슬롯사이트을 위해서는 준비와 실행 단계뿐만 아니라 슬롯사이트 이후 운영 과정에도 함께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회계사·변호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스닥 상장 위해 떠나는 스타트업"...회계사가 알려주는 슬롯사이트 '플립'의 모든 것[긱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502/01.39535868.1.jpg)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Deloitte 안진
△삼정 KPMG
△브릿지코드 파트너 CPA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