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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최근 출입처를 옮겼다. 세종시 정부 부처를 새로 출입하는 만큼 이사를 왔다. 새집으로 옮긴 날 화장실 청소부터 했다. 곳곳에 세제를 뿌리고 솔로 문질렀다. 인상을 구기고 인터넷 바카라도 닦았다. 순간 독일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떠올랐다.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일본 국민인터넷 바카라 야쿠쇼 고지다. 한국 영화인 사이에서 '일본의 안성기+송강호'로 통하는 인터넷 바카라다. 그가 나온 이 영화는 한 화장실 청소부의 일상을 담고 있다. 어느 부잣집 장남이었던 그가 화장실 청소부로 겪는 일이다. 신분의 변화에 대해 영화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반복된 하루를 채워가는 주인공의 일상만을 다룬다.

옆집 할머니가 집 앞 도로를 빗질하는 소리에 일어난 주인공은 아침 대신 캔커피를 마신다. 도쿄 인터넷 바카라 화장실에 도착해 구석구석 오물을 닦으며 일을 시작한다. 업무를 마치고서는 목욕탕과 단골 이자카야를 찾는다. 소주에 물을 섞은 ‘미즈와리'를 음미하며 야구 경기를 보고, 자기 전에 책을 읽는다. 이 같은 일상의 반복이 영화의 골자다.

기자는 이 영화를 인터넷 바카라·루틴에 대한 찬사로 읽었다. 화장실 청소일은 그의 충만한 일상을 금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청소일을 통해서도 만족감·책임감을 느낀다. 이 영화의 대척점에 선 영화가 벨기에 출신의 장 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 형제의 대표작 '로제타'와 '내일을 위한 시간'다. 두 영화는 직업을 잃고 일상이 붕괴된 주인공들의 혹독한 여정을 담고 있다.

'퍼펙트 데이즈'를 비롯한 이들 영화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빔 벤더스 감독의 최고 히트작이 됐다. 단조로운 이야기지만 한국 관객만 14만명을 넘었다. 작은 극장들에서 적은 스크린으로 거둔 성과인 만큼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의 공감·흥행의 배경으로 요즘 불거진 실업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87만80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5000명 늘었다. 하지만 통계를 뜯어 보면 나빠진 고용의 품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취업자수 증가는 정부가 돈을 풀어 만든 노인 인터넷 바카라 증가에서 비롯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수가 34만명가량 불었다. 공공 단기 인터넷 바카라를 빼면 취업자수가 줄었다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청년층의 인터넷 바카라 사정은 한층 팍팍하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1만8000명 감소했다. 2021년 1월(31만4000명 감소)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1년 동안 인터넷 바카라를 찾지도 않고, 구할 노력도 하지 않은 '구직 단념자'도 지난달 40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00명가량 불었다.

인터넷 바카라를 찾지 못하고 일상이 무너지는 사람들이 늘어난 요즘이다. 야쿠쇼 고지와 기자가 묵묵히 변기를 닦는 이유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