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첫 적자' 고개 숙인 슬롯 머신…"하반기부터 본격 재도약"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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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1092억원…슬롯 머신전환
리니지W 매출 매년 '반토막'
슬롯 머신 아이온2·LLL 출시 예고
신규 IP 약 700억원 투자 계획
리니지W 매출 매년 '반토막'
슬롯 머신 아이온2·LLL 출시 예고
신규 IP 약 700억원 투자 계획

박병무 슬롯 머신소프트 공동대표는 12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간 주주들로부터 받았던 비판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고개 숙인 슬롯 머신…상장 후 첫 연간 영업손실
슬롯 머신는 이날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11.3% 감소한 1조5781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은 941억원으로 56% 줄었다.슬롯 머신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4094억원, 영업손실은 1295억원이다. 순손실은 76억원으로 집계됐다.
슬롯 머신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상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실적 반등을 위해 지식재산권(IP) 투자와 신작 출시, 인공지능(AI) 사업화에 주력하고 인원 효율화 작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슬롯 머신는 영업손실에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여전히 큰 성장 잠재력있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는 "MMORPG 시장이 정체된 원인은 기존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이 반복 출시되면서 유저 경험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쓰론앤리버티(TL)가 북미·유럽에서 누적 이용자 수 700만명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MMORPG 수요가 여전히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 아이온이나 블레이드&소울 사례처럼 이용자 경험이 강한 MMORPG가 나온다면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MORPG 게임 매출 감소가 큰 상황이다. 플랫폼 매출의 경우 모바일 게임 매출은 4분기 기쥰으로 직전 분기보다 15% 감소한 2156억원에 그쳤다. 연간 기준으로도 전년보다 22% 감소한 936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리니지W의 매출 감소 영향이 컸다. 리니지W는 2022년 9708억원 매출 달성 이후 2023년 4140억원, 지난해 2442억원으로 매출이 매년 반토막 났다.

슬롯 머신 아이온2·LLL 출시…신규 IP 약 700억원 투자
슬롯 머신는 올해 하반기에 한국과 대만을 시작으로 아이온2를 선보이고 이후 북미, 유럽으로 확장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2분기부터 유저와 소통을 강화해 출시 전부터 게임 주요 특징을 공개하고, 과거 ‘아이온’과 ‘블레이드&소울’처럼 새로운 유저 경험을 제시한다면 시장이 재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신작 LLL도 슬롯 머신에 출시된다. 박 대표는 "'LLL은 슬롯 머신 출시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해 올해 2분기부터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소수 인원 테스트)와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IP투자도 지속해서 이어나간다. 신규 IP 확보와 장르 확장을 위해 연간 600억~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부턴 서브컬처 게임·슈팅 장르에 집중 투자했고 액션 RPG 분야도 추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미 지난해 해외 게임사 2곳과 국내 게임사 2곳과 계약후 투자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AI 전략도 언급했다. 슬롯 머신소프트는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기 위해 7~8년 전에 AI 조직을 만들었으나 지난해부터 LLM 개발보다 소형언어모델(sLLM) 개발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박 대표는 "게임 개발 측면에서는 음성 합성·애니메이션 분석 작업, 채팅 번역 등에서 앞선 만큼 굉장한 비용 절감 효과를 낳고 있다"며 "운영이나 QA(품질보증) 프로세스도 효율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슬롯 머신소프트의 AI 기술을 수익화할 계획도 있다. 박 대표는 "NC AI 분사는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AI 모델의 경쟁력을 고도화해 다른 개발사, 제3자에도 적용시켜 수익화하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본사 인원 3100명으로 감축…"슬롯 머신 재도약"
지난해 단행한 희망퇴직과 관련해서는 효율화 작업을 지속할 것이라 밝혔다. 슬롯 머신소프트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조직 개편을 추진한 것. 개발자들이 대규모로 퇴사하면서 퇴직금 비용이 급증해 적자 폭을 키웠다. 신작 개발 조직과 AI·QA(품질보증)·SI(시스템 통합) 부문은 독립해 6개 자회사로 설립했다.슬롯 머신소프트는 지난해 5000명 가까이 됐던 본사 인원을 3000명대 초반으로 줄이는 목표를 뒀다. 지난 1일 4개의 스튜디오가 분사를 마치면서 본사 직원은 3100명으로 감축됐다. 지난해 2개 분사 규모와 합쳐 계산하면 1000여명이 자회사로 이동했고 800~900명은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났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효율적인 인원 배치와 조직 구성을 위해 지속적인 효율화 작업을 할 것"이라면서도 "어떤 목표를 갖고 인력을 감원하는 계획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사는 기존 주요 IP를, 분사는 신작을 담당하게 된다. 박 대표는 "기존 지식재산권(IP)과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주요 IP는 본사에 남겨두고 신작과 새로운 장르 게임을 가급적 자회사나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투자를 통해 진행하는 것을 큰 방향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이 오기 전 제일 어두운 것처럼 실적 측면에선 지금이 그런 시기"라며 "올해 상반기는 재도약을 위해 기반을 설계하고 슬롯 머신 본격 재도약할 것"이라 전망했다.
박수빈 슬롯 머신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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