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31일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앞두고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악수 요청을 거부하다 마지못해 응하는 모습. / 출처=국회방송
2023년 10월 31일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앞두고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악수 요청을 거부하다 마지못해 응하는 모습. / 출처=국회방송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2022년, 2023년 국회 시정라이브 바카라 당시 야당 의원들의 태도를 작심 비판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이 윤 대통령이 그간 야당과 타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야당이 오히려 불통이었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과거 윤 대통령의 시정라이브 바카라 당시 야당 의원들이 보인 태도가 재조명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7차 변론기일에서 본인 진술 기회를 얻어, 야당의 불통을 12·3 비상계엄 선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예산안 기조라이브 바카라을 하러 가면 아무리 미워도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박수 한번 쳐주는 게 대화와 타협의 기본인데, (야당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퇴진 시위를 하며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 다음번에는 언론에서 비판하니까 (라이브 바카라이 본회의장 안에) 들어는 왔다. 그런데 (라이브 바카라 의원들) 전부 고개를 돌리고 있고 (제가) 악수를 하니까 전부 거부하면서 심지어는 '빨리 사퇴하세요' 이런 의원도 많았다"며 "야권은 계엄 선포 전까지 무려 178회 퇴진과 탄핵을 요구했다. 대화·타협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정권을 파괴시키는 게 목표라고 하는 걸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2022년 10월 25일 더불어민주당이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전면 보이콧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년 10월 25일 더불어민주당이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전면 보이콧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이 이날 불만을 표시한 야당의 태도는 각각 2022년 10월 25일과 2023년 10월 31일 윤 대통령이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위해 본회의장을 찾았을 때 포착됐다. 먼저 2022년 10월 25일 시정라이브 바카라 때는 야당 의원들이 불참해 '반쪽' 국회가 연출됐다. 과거 시정라이브 바카라 도중 일부 야당 의원이 항의 차원에서 퇴장한 적은 있지만, 시작부터 보이콧을 한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맞은편 회의장에서 자체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다음날인 2022년 10월 26일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씁쓸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지금까지 30여년 간 헌정사의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오던 게 어제부로 무너졌다"며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하락하는 것 아닌가. 좋은 관행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정치 상황에 따라 대통령 시정라이브 바카라에 국회의원이 불참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지 않겠나 싶다"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이 두 번째로 지적한 야당의 태도는 2023년 10월 31일 시정라이브 바카라 때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홍익표 당시 원내대표와 가장 먼저 악수를 나눴다. 시정라이브 바카라 서두에서는 여당 대표를 야당 대표보다 먼저 호명하는 관례를 깼다. 당초 라이브 바카라문 초안에 있던 문재인 정부 비판 문구도 직접 삭제했다. 라이브 바카라을 마친 뒤에도 야당 의원석을 돌며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자세를 낮추고 협치의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2022년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보이콧했다. / 사진=연합뉴스
2022년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보이콧했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야당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정 라이브 바카라 전후로 일부 의원들은 악수를 청한 윤 대통령을 쳐다보지도 않거나, 마지못해 악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시정라이브 바카라 때는 국회의원 전원이 기립해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무참히 깨진 것이다. 당시 이형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다가서 악수를 청하러 다가가자 윤 대통령은 바로 보지 않고 앞만 응시한 채 손을 잡았고, 이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은 쳐다도 보지 않고 앞만 봤다. 문정복 의원은 라이브 바카라을 마치고 의원들과 인사하는 윤 대통령이 자기 쪽으로 다가오자, 등을 획 돌리기도 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윤 대통령 면전에 피켓을 들어 보였다.
2023년 10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는 가운데,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이 자기 쪽으로 다가오자 등을 돌리는 모습. / 출처=KBS 유튜브
2023년 10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라이브 바카라을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는 가운데,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이 자기 쪽으로 다가오자 등을 돌리는 모습. / 출처=KBS 유튜브
2023년 10월 31일 윤석열 라이브 바카라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 / 사진=라이브 바카라실사진기자단
2023년 10월 31일 윤석열 라이브 바카라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 / 사진=라이브 바카라실사진기자단
특히 당시 김용민 의원은 악수를 청하는 윤 라이브 바카라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했다고 자랑스럽게 알렸다. 그러자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용민 의원의 묵직한 한방", "김용민 의원 짱" 등 칭찬이 잇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태도에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김 의원에 대해 "매우 저열하고 안 좋은 모습"이라며 "라이브 바카라을 면전에서 그만두라고 얘기를 하고, 자기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공개하는 것은 매우 저열한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