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해시 게임 바카라 이기는 건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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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함과 해시 게임 바카라의 윤리학
고이치로 지음 / 김상운 옮김
arte / 484쪽│3만8000원
고이치로 지음 / 김상운 옮김
arte / 484쪽│3만8000원
![[책마을] 해시 게임 바카라 이기는 건 '사치'](https://img.hankyung.com/photo/202502/AA.39437752.1.jpg)
일본 도쿄대 교양학부 교수인 고쿠분 고이치로는 인간이 느끼는 한가함과 해시 게임 바카라의 실체를 파헤친다. 석기시대 인간의 정주 생활부터 자본주의가 만연한 소비 시대까지, 저자가 파고드는 식견의 범위는 그 자체로도 탐닉할 만한 즐거움이다. 책의 분량은 480쪽이 넘지만 각주가 많아 체감 분량은 그보다 적다. 윤리학이란 제목이 거창해도 철학 지식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다.
한가함이 시간이 남는 외부 조건이라면, 지루함은 그 한가함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주관적 영역이다. 1980년대 유행한 소비사회론은 여가도 노동을 요구하는 자본과 긴밀하게 얽혀 있음을 지적한다. 노동이나 여가나 결국 자본가가 설계한 소비의 대상이란 얘기다. 해시 게임 바카라 달래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한다.
저자의 결론은 ‘사치를 되찾는 것’이다. 우리는 소비를 통해 물건뿐 아니라물건을 가짐으로써 얻게 되는 관념을 소비한다. 명품 가방을 사면 품격 있어 보이는 이미지를 얻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저자는 관념이 아니라 물건 그 자체를 탐닉하자고 한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만나는 다양한 사물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열어놓자는 얘기다. 물건을 물건으로 소비할 수 있을 때, 해시 게임 바카라 달래기 위한 관념 소비의 레이스는 비로소 끝날 수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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