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카지노 룰렛 사이트"…앤디 워홀·밥 딜런이 가장 사랑한 예술가, 마지막을 배웅하다

정치는 사람을 갈라놓아도 예술은 우리를 만나게 한다. 미국 39대 대통령 지미 카지노 룰렛 사이트(1924~2024)의 삶이 그랬다. 밥 딜런의 노래와 딜런 토머스의 시를 사랑한 사람. 앤디 워홀 등 당대의 스타들과 절친했던 미술 애호가. 30여 권의 책을 펴낸 다작 작가…. 4년의 현직 임기보다 퇴임 이후 40여 년이 빛난 '최고 전직 대통령'의 다른 이름들이다. 지미 카지노 룰렛 사이트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지병으로 영면했다. 향년 100세. 1월 9일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영결식에선 전·현직 대통령 다섯 명이 그를 배웅했다. 컨트리 음악과 랩, 재즈 등 문화예술계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현대 백악관에서 ‘르네상스 맨’에 가장 가까운 인물.” 그의 정책 고문을 맡은 스튜어트 아이전스탯은 이렇게 평가했다.

역사상 최고의 전직 대통령

카지노 룰렛 사이트는 땅콩밭이 즐비한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태어났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곤 유망한 잠수함 조종사로 주목받았다. 1953년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들은 뒤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땅콩 농장과 각종 농기구를 취급하는 상회를 운영했다. 이후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지내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공과(功過) 없는 정치인이 어디 있겠느냐만, 카지노 룰렛 사이트의 대통령 시절은 유난히 험난했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가 대통령에 오른 1977년은 워터게이트 사건과 베트남 전쟁의 장기화로 미국이 혼란하던 시기다. 제2차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덮쳤다. 취임 전 6％대 안팎이던 물가상승률은 13％까지 올랐다. 실업률은 무려 7％대. 여기에 이슬람 혁명 세력이 미국 대사관을 점거해 미국인 50여 명이 억류되는 사태까지 겹쳤다.

그의 리더십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40여 년 동안 빛을 발했다. 세계적으로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해비탯 운동’을 이끌었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 센터를 설립해 세계 평화와 여성 인권 신장, 질병 퇴치를 위한 활동에도 나섰다. 1994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한 제1차 북핵 위기 때는 김일성과 담판을 벌이며 분쟁 해결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배경이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을 매료한 미술 재능

이런 카지노 룰렛 사이트에 대해 가장 덜 알려진 부분은 ‘문화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다. 그의 예술적 재능은 목재 공예에서 시작한다. 대공황의 여파로 ‘만능 재주꾼’이 필요했던 부친의 땅콩 농장에서 목공의 기본기를 익혔다. 어릴 적에 나무를 깎아 백악관의 미니어처 모형을 만들 정도로 능숙했다. 해군에서 복무하던 시절에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가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미술과의 인연도 1940년대 해군 시절 유화를 그리던 취미에서 비롯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아마추어 화가로 활동했다. 2020년 ‘카디널스(Cardinals)’란 제목의 그림이 34만달러에 낙찰됐을 정도로 구색을 갖춘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본인의 미술 실력을 “나한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배경에도 미술인들의 지원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이 직접 후보 시절의 카지노 룰렛 사이트를 찾아가 초상화 세 점을 그려주기도 했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 일가족을 만난 워홀은 이렇게 회상했다. “평범하고 소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는 저한테 커다란 땅콩 두 봉지를 선물로 쥐여줬어요. 그 덕분에 여행 자체가 가치 있게 느껴졌죠.”

1977년 카지노 룰렛 사이트의 대통령 취임식에선 그를 지지한 일군의 작가들이 신작을 공개하기도 했다. 워홀과 로버트 라우션버그,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하나같이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거장들이다. 대통령직에 오른 카지노 룰렛 사이트는 ‘직업 훈련 종합 계획’(CETA)을 펼치며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사진작가 다우드 베이 등 예술가를 지원했다.

그래미상 4회의 ‘로큰롤 대통령’

그는 생전 윌리 넬슨과 그레그 올맨, 마셜 터커 등 음악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먼 친척 관계라고 농담으로 말할 정도로 강렬한 팬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후보 시절 낮은 인지도로 고전하던 카지노 룰렛 사이트가 반등한 데도 음악인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큰 몫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지미 카지노 룰렛 사이트: 로큰롤 대통령’이 제작됐을 정도다. 밥 딜런과 U2의 보노 등 내로라하는 음악인들과 긴밀한 유대를 쌓은 카지노 룰렛 사이트의 일대기를 기록한 영화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는 전업 예술가들도 평생에 걸쳐 수상하기 어려운 그래미상을 네 번이나 받았다. 생전에 세 차례 수상했고, 그의 사후인 지난 2일 네 번째 상을 거머쥐었다. 그래미상은 미국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가 직접 노래를 부른 건 아니다. 본인의 회고록을 낭독한 오디오북 버전으로 ‘최고 낭독 앨범상’을 받았다. 2019년 수상작이 그의 삶을 함축해서 보여준다. 제목은 <신념: 모두를 위한 여정이다.

“앞으로도 문화부가 필요 없기를”

예술과 음악 분야에서 폭넓은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카지노 룰렛 사이트의 숙원 사업이었다. 그의 재임 기간 미국 국립예술 기금(NEA) 예산이 두 배가량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치적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가 외설스러운 예술을 조장한다”는 불만도 불거졌다.

1978년 카지노 룰렛 사이트가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가 설계를 맡은 워싱턴DC 국립미술관 동관 개관식에서 남긴 연설은 문화 정책에 대한 그의 시각을 보여준다.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문화에 관심이 많던 카지노 룰렛 사이트는 역설적으로 “미국에는 문화부가 없고, 앞으로도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무리 민주적인 정부라 할지라도, 아무리 국민의 뜻에 따르는 정부라 할지라도 좋은 것과 진실한 것, 아름다운 것을 정의하는 건 정부의 역할이 아닙니다. 정부의 역할은 카지노 룰렛 사이트과 카지노 룰렛 사이트에 대한 사랑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을 가꾸는 데 국한해야 합니다.” 대통령이기 이전 한 사람의 카지노 룰렛 사이트인이기에 할 수 있었던 얘기다.

카지노 룰렛 사이트는 떠났지만, 예술계의 애도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록스타 피터 게이브리얼은 “카지노 룰렛 사이트는 이상주의와 인권, 억압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항상 목소리를 낸 보기 드문 정치인이었다”고 추모했다. 미국 아카데미오브컨트리뮤직(ACM)은 “아카데미의 모두를 대신해서 컨트리 음악에 대한 사랑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