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린 해시 게임 바카라가 대형 가구·인테리어 업체와 손잡고 판로 확대에 나선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시장 경쟁 심화로 매장을 찾는 고객이 갈수록 줄어들자 유명 가구·인테리어 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시주총 열어 ‘원포인트’ 개정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해시 게임 바카라는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의 사업 목적에 ‘프랜차이즈·가맹 사업’을 추가했다. 해시 게임 바카라 관계자는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아니라 ‘원포인트’ 임시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해시 게임 바카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국에 327개 오프라인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기존 직영점은 그대로 두고 가구·인테리어 업체 매장에 입점해 가전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맹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시 게임 바카라는 연내에 첫 가전·가구 특화 가맹점을 열 계획이다. 첫 파트너사로는 국내 1위 가구업체인 한샘이 거론된다. 해시 게임 바카라는 2021년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을 인수할 당시 모회사 롯데쇼핑과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500억원을 출자했다.

해시 게임 바카라는 작년 7월 한샘의 플래그십스토어인 한샘 디자인파크 수원광교점에 가전·가구 특화 매장인 해시 게임 바카라 한샘광교점을 열었다. 같은 해 11월엔 해시 게임 바카라 인천 주안점에 한샘 가구 코너를 마련했다.

해시 게임 바카라 관계자는 “요즘 신혼부부나 이사하는 젊은 층은 가전을 고를 때 가구 및 인테리어와 어울리는지도 꼼꼼히 따진다”며 “가구·인테리어 매장에 입점하면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턴어라운드 성공할까

실적개선 급한 해시 게임 바카라 '숍인숍'으로 승부수
해시 게임 바카라가 가맹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은 기존 직영점 체제만으로는 매출 증대와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2년 롯데그룹에 인수된 해시 게임 바카라는 2017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사세를 키웠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시기 가전업계가 공식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D2C 전략을 강화한 데다 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매출은 2021년 3조원대로 내려앉은 데 이어 2023년 2조6101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엔 롯데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해시 게임 바카라는 최근 3년간 전국 점포를 100개 줄이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지만 매출은 매년 줄고 있고 수익성도 좋아지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해시 게임 바카라가 매출 2조3567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년 대비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79.3% 감소했다.

해시 게임 바카라는 작년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놨다. 점포 리뉴얼과 자체브랜드 강화, 해외 브랜드 소싱 확대 등을 통해 2029년까지 매출 2조8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남창희 해시 게임 바카라 대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벌여 중장기 실적 개선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