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에볼루션 꺼낸 '순환출자 고리'…위법 판결땐 경영권 방어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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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쟁점 남아…분쟁 장기화
최 회장 "MBK 바카라 에볼루션 참여 가능"
MBK·영풍 "최 회장측 검찰 고발"
최 회장 "MBK 바카라 에볼루션 참여 가능"
MBK·영풍 "최 회장측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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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고려아연이 보인 행보가 ‘묘수’가 아니라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이사 상한선 규정 등의 안건을 통과시키며 외형적으론 일단 승리했다.
하지만 향후 법적 리스크가 많아 이번 바카라 에볼루션책이 ‘묘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바둑에선 ‘묘수를 두면 진다’는 격언이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해외 법인 인정 여부다. 고려아연은 신규 바카라 에볼루션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을 피하고 의결권을 늘리기 위해 호주 회사인 SMC를 이용했다. 해외 법인에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H)→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바카라 에볼루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정작 그러면서 ‘바카라 에볼루션 내의 회사끼리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25.4%)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두 번째로 SMC가 ‘유한회사’(LTD)라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유한회사는 바카라 에볼루션를 규정하고 금지하는 국내법(공정거래법과 상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최 회장 측은 SMC가 주식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MC의 해외 법인명은 유한회사를 뜻하는 ‘SMC LTD’로 돼 있다.
절차적 문제도 남아 있다. 최 회장 측은 전날 임시 주총에서 주주인 MBK·영풍 측의 의결권을 무리하게 제한했으나 법조계에선 “주총 의결권 제한을 위해서는 법원의 사전 판단을 받는 등의 절차가 필요했다”고 지적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전날 임시 주총에서 의결된 건의 상당수가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날 MBK·영풍 측은 주총 결의 취소 및 무효를 법원에서 다투고 최 회장을 검찰 등에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575억원을 쓰며 바카라 에볼루션 고리를 새로 만든 행위 자체는 배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고려아연 이사회를 개방적으로 운영하며 MBK가 바카라 에볼루션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겠다”며 확전을 자제했다.
김진원/성상훈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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