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슬롯 꽁 머니기부제를 통해 모은 기부금이 8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텃밭 분양권, 노인돌봄 등 이색 답례품이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 참여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자체가 모은 슬롯 꽁 머니기부금은 880억원으로 전년보다 35.4%(230억원) 늘어났다. 기부 건수도 약 79만 건으로 전년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2023년부터 시행된 슬롯 꽁 머니기부제는 관심 지역에 기부하고 연말정산 시 최대 1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초과 금액은 16.5%가량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정치기부금 등과 별도로 집계된다.

기부금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광주광역시 동구로, 금액은 24억원이다. 동구는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와 발달장애 청소년 야구단 지원 프로젝트 등 지정 기부 사업이 인기를 끌었다.

경북 영덕군은 11억7000만원의 기부금으로 경북 시·군 중 최대였다. 영덕군은 전국 향우회와 협력하고 다양한 슬롯 꽁 머니을 마련하는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기부 문화를 이끌어냈다.

이색 슬롯 꽁 머니도 흥행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처음으로 기장군 철마면과 강서구 신호동에 있는 공영텃밭 분양권을 슬롯 꽁 머니으로 선정했다. 전남 진도군은 노부모를 위한 돌봄 서비스 상품을 선보였다.

기부금이 오히려 줄어든 곳도 있었다. 전북 순창군에 모인 기부금은 지난해 6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억2000만원가량 감소했다. 전북 김제시도 지난해 5억8000만원으로 1년 새 1억1000만원 줄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