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는 90세가 넘어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그가 10대 시절부터 즐겨 그렸던 자화상도 계속 내놨다. 83세에 그렸던 자화상은 큐비즘 특유의 입체감에 섬세한 색감을 덧댔다. 90세에 그린 작품은 또 달랐다. 정면을 응시하는 그림 속 눈동자는 성긴 드로잉과 섞여 흑백의 명암을 뚜렷히 드러냈다. 자기복제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인상을 담아내면서 이전 자화상보다 감정 표현도 강렬해졌다.
피카소가 83세에 그린 자화상(왼쪽)과 90세에 그린 자화상(오른쪽).
피카소가 83세에 그린 자화상(왼쪽)과 90세에 그린 자화상(오른쪽).
음악의 세계에서도 마카오 카지노 슬롯 머신 제한은 없다. 오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제810회 정기연주회’에선 이스라엘 출신인 엘리아후 인발이 지휘봉을 잡는다. 1936년생인 그는 올해 89세다. 반면 인발이 지휘할 모차르트 교향곡 25번은 청춘의 격정을 떠올리게 할 만하다. 이 곡은 18세기 중반 유행한 ‘질풍노도 운동’ 양식이다. 격렬한 감정 표출이 두드러진다. 구순을 앞둔 인발의 지휘는 이러한 격정이 청춘의 전유물의 아님을 보여주는 메시지와도 같다.

70년 간극 허무는 무대 열린다
엘리아후 인발. / 사진출처. 마카오 카지노 슬롯 머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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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주회에선 마카오 카지노 슬롯 머신 간 경계도 무너진다. 무대에 오르는 첼리스트 한재민은 2006년생으로 인발과는 70세 차이다. 10대와 80대가 같은 공간에서 실시간 협업하는 일은 일상에서 드물다. 인생에 그런 경험이 아예 없는 이들도 많다. 역사가 자산으로 쌓인 음악에선 다르다. 두 음악인에게 쌓인 세월의 무게 차는 되레 청자에게 극적인 감동을 더할 에너지가 된다. 쇼스타코비치가 원숙함을 담아 50대에 작곡했던 첼로 협주곡 1번을 10대 첼리스트가 어떻게 표현할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첼리스트 한재민. / 사진출처. 서울시립교향악단
첼리스트 한재민. / 사진출처. 서울시립교향악단
현역 최고령 지휘자로는 98세인 스웨덴의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가 첫손에 꼽힌다. 스웨덴 노르셰핑 심포니, 노르웨이 오슬로필, 덴마크 국립교향악단 등에서 활약했던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NDR 심포니(현 NDR 엘프필하모니) 등에서 수장을 맡았다. 빈 필하모닉에 데뷔한 건 늦깎이인 84세가 돼서였다. 교향악 지휘에 힘썼던 그는 지난해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오는 30일과 31일에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에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 사진출처.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 사진출처.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마카오 카지노 슬롯 머신보다 해석이나 음악적 관점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블롬슈테트는 지난 7일 독일 매체 매르쿠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의 발전은 30세에 완성된다고 하는데 이 마카오 카지노 슬롯 머신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70, 80, 90세가 돼서도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변화시킬 만한 멋진 음악이 너무 많지만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지휘자의 수명은 너무 짧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美 지휘자 평균연령은 43.7세
오자와 세이지. /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오자와 세이지. /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역사에 남은 최고령 지휘자는 2022년 미국 공군 악단을 이끌었던 지휘자 프랭크 에몬드다. 당시 그의 나이는 104세였다. 그는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 당일에 펜실베이니아 전함에서 호른을 연주했던 음악가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 구인·구직 업체인 집피아에 따르면 미국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평균 연령은 43.7세다. 에몬드와는 61년의 나이차가 난다. 지난해 88세의 마카오 카지노 슬롯 머신 작고한 일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도 스승의 이름을 따 만든 사이토 키넨 오케스트라를 87세에 지휘하는 열정을 드러냈다.
샤를 뒤투아. / 사진출처. 베르비에 페스티발
샤를 뒤투아. / 사진출처. 베르비에 페스티발
80대에도 현역인 다른 지휘자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2023년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에서 조성진과 합을 맞췄던 주빈 메타는 올해에도 인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공연을 계속한다. 1960년 뉴욕 필하모닉에서 지휘봉을 잡은 이후 66년째 무대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스위스인인 샤를 뒤투아도 지난해 9월 체코 필하모닉에서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을 지휘했다. 에스토니아계 미국인인 네메 예르비도 같은 해 시카코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국내에선 ‘한국의 토스카니니’로 불렸던 1세대 지휘자 임원식이 83세였던 2002년까지 지휘봉을 놓지 않았다. 그 해에 타계하기 세 달여 전에도 자신이 세운 서울예고의 학생들을 위해 멋진 지휘 솜씨를 발휘했다.

백전노장 활약한 KBS교향악단

국내에선 KBS교향악단을 거쳐간 마카오 카지노 슬롯 머신이 많다. 인발은 2023년 정기연주회에서도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인 ‘1905년’을 선보였다. 이 곡은 러시아 ‘피의 일요일’ 사건에서 착안해 혁명 과정을 담아낸 교향곡이다. 같은 해 독일 거장인 마렉 야노프스키도 베토벤 교향곡 2번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84세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도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83세에 각각 KBS교향악단과 선보였다. 미국에서 ‘오케스트라 대부’로 통하는 80세의 레너드 슬래트킨도 1905년을 오는 11월 정기연주회에서 지휘한다.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