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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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짧은 동영상(숏폼) 소셜미디어(SNS)인 슬롯사이트 볼트이 미국에서 14시간 동안 사용 금지된 새 미국 사용자들이 피난처로 중국산 SNS를 선택했다.

20일(현지시간)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용자들이 하루 동안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은 샤오홍슈(레드노트)로 집계됐다. 약 70만명이 미국에서 샤오홍슈를 신규 설치했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의회가 슬롯사이트 볼트을 미국 시장에서 퇴출한 여파다.

미 의회는 지난해 4월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미국 내 슬롯사이트 볼트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슬롯사이트 볼트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하는 게 골자다. 지난 18일 저녁 슬롯사이트 볼트 서비스가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지법을 최대 75일까지 유예해주며 슬롯사이트 볼트은 서비스를 재개했다.

슬롯사이트 볼트이 금지된 새 숏폼 SNS인 샤오홍슈에선 '#슬롯사이트 볼트 난민(Tiktok refugees)'이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550만개가 업로드됐다. 조회 수는 2억 5000만회에 달한다. 샤오홍슈는 2013년 중국에서 설립된 SNS로, 주로 여행과 패션, 화장법에 특화했다. 이용자 3억명 중 72%가 MZ세대로 이뤄진 신생 SNS다.

샤오홍슈가 '슬롯사이트 볼트 사태'에서 반사이익을 누린 이유는 '호환성'에 있다. 슬롯사이트 볼트의 게시물을 그대로 옮겨와 샤오홍슈에 올릴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UI/UX)도 슬롯사이트 볼트과 비슷하다. 이를 강점으로 내세워 슬롯사이트 볼트에서 빠져나온 SNS 이용자들을 흡수한 것이다.

메타는 슬롯사이트 볼트이 금지된 틈을 타 점유율을 끌어올리려 했다. 지난 20일 인스타그램의 숏폼 기능인 '릴스'의 재생 길이를 3분으로 늘렸다. 사용자 피드 모양도 정사각형에서 가로·세로 3:4 비율인 직사각형으로 변경했다. 스마트폰의 비율과 SNS 게시글 화면을 맞추려는 취지다. 업계에선 인스타그램이 슬롯사이트 볼트을 벤치마킹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부터 슬롯사이트 볼트은 숏폼 재생 시간을 늘리고, 직사각형 화면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도 SNS 이용자들은 메타를 외면했다. 10년 넘게 유지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엑스 등의 브랜드 이미지가 노후화한 탓에 SNS 사용자들이 이를 진부하게 여긴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메타와 엑스는 10대 사용자들에게 진부한 'SNS'로 불린다"며 "슬롯사이트 볼트 대신 릴스(인스타그램)으로 돌아가느니 샤오홍슈로 이탈한 것"이라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