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오른쪽)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온라인바카라 '미키17'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봉준호 감독(오른쪽)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온라인바카라 '미키17'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미키 17은 땀내 나는 사람들로 채워 나간 현실감 있는 공상과학(SF) 온라인바카라입니다. 온라인바카라를 보게 될 여러분들이 언젠가 가까운 미래에 맞닥뜨릴 수 있는 그런 얘기죠. 인간 냄새 물씬 나는 새로운 느낌의 ‘사이파이(sci-fi·공상과학온라인바카라)’라 스스로도 기대가 커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 시작해 칸 황금종려상을 안긴 <기생충까지 봉준호 감독(56)이 보여준 온라인바카라적 미학은 언제나 ‘삐딱한 휴머니티(인간성)’로 요약된다. 6년 만에 내놓는 8번째 장편 <미키 17 역시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서 존엄하게 산다는 것’을 묻는다. 제작비만 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SF지만, 봉 감독은 20일 서울 한강로3가 CGV용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작에 대한 소개를 이렇게 갈음했다. “과학에 관심이 없는 터라 그런 얘긴 다 뺐어요. 우리끼리 ‘발 냄새 나는 SF’라고 할 정도로요.”
오는 2월28일 국내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 alt= 티저 포스터.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오는 2월28일 국내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온라인바카라 <미키17 티저 포스터.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이야기꾼’ 봉준호가 비튼 복제인간 온라인바카라

오는 2월28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미키 17은 충무로뿐 아니라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익스펜더블(소모품)’이란 이름으로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돼 궂은일을 도맡는 복제인간 미키(로버트 패틴슨)의 삶을 그린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쉬튼의 SF소설 <미키7이 원작이다. 2022년 미국에서 원서가 출간되기 전 초고를 읽은 봉 감독이 차기작으로 점찍고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을 만큼, 세계관이 인상 깊다는 평가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인터스텔라(1억6500만 달러), 리들리 스콧의 <마션(1억5500만 달러) 등 거장들의 블록버스터 SF온라인바카라와 견줄만한 초대형 제작비가 투입됐다.

원작 세계관이 강렬하거나 많은 제작비가 투입될 경우 감독의 색깔이 사라지기 쉽지만 <미키 17에는 봉준호의 색채가 여실히 느껴진다. 이날 봉 감독이 “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긴 ‘신의 한 수’처럼 AI마저 절대 쓸 수 없는 시나리오를 밤새 고민한다”고 밝힐 정도로 각본 작업에 신경 쓰기 때문. <설국열차와 <기생충에서 드러난 보이지 않는 계급에 대한 문제의식이 신작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존 블록버스터 SF온라인바카라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봉 감독은 “계급투쟁이라는 거창한 정치적 깃발을 들고 있지 않지만, 전작들처럼 계급 문제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면서 “사회나 정치 문제를 심각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풍자할 수 있다는 게 SF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슈퍼히어로 같은 인물이 나오면 간단하고 싱겁지만, 힘 없는 불쌍한 인간이 고군분투하면 드라마나 나온다”며 “늘 불쌍하고 문제 많은 캐릭터에 끌린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신작 온라인바카라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봉준호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신작 온라인바카라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날 간담회에 앞서 약 10분 분량으로 선공개된 온라인바카라에선 ‘봉준호식 비틀기’가 곳곳에 나타났다. 원작에선 역사 교사였던 주인공인 미키가 온라인바카라에선 마카롱 가게를 열었다가 망하고 사채업자에 시달리는 도시빈민인 게 대표적이다. 작업 중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일을 하거나 생체실험에 쓰이는 복제인간의 삶을 선택하게 된 미키의 처지가 보다 선명하게 와닿는다. 원작에선 7번째인 미키의 삶을 17번째로 늘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키는 ‘죽는 게 직업’인 인물로 가장 극한에 놓인 노동자 계층이잖아요. 7번보다 10번은 더 죽어야 불쌍한 노동자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로버트 패틴슨 “온라인바카라는 배우들의 로망”

이날 봉 감독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도 돋보인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나 <더 배트맨 등에서 보지 못했던 가볍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연기를 선보인 그는 봉 감독이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부터 점찍은 캐스팅이다. 봉 감독은 “슈퍼 히어로 온라인바카라도 출연했지만 <굿타임이나 <라이트 하우스 같은 독립 온라인바카라에서도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다”면서 “약간 멍청하고 불쌍한 17번째 미키와 예측불가능하고 기괴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18번째 미키를 커버하는 1인 2역을 해낼 수 있는 연기력”이라고 했다.
봉준호와 로버트 패틴슨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미키 17 alt=.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 사진출처. IMDb">
봉준호와 로버트 패틴슨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던 온라인바카라 <미키 17.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 사진출처. IMDb
할리우드 ‘블루칩’ 배우인 로버트 패틴슨도 이날 봉 감독의 연출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지금 전 세계에서 배우들이 일하고 싶은 감독을 뽑는다면 4~5명 안에 봉 감독이 들어간다”며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곧바로 손을 들었다”고 말했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참여한 것도 봉 감독이 거장의 반열에 오른 것을 보여준다. 특히 마크 러팔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악역을 선뜻 맡을 정도로 <온라인바카라 17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키 17은 내달 개막하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온라인바카라제’에서 전 세계 처음으로 상영된다. 6년 만에 돌아오는 봉준호 신작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봉 감독은 “25년 감독 경력 최초로 러브 스토리가 나와요. 멜로온라인바카라라 하면 좀 뻔뻔스럽겠지만, 사랑의 장면들이 있는 점이 개인적으론 되게 뿌듯했어요.”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