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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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 범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틀 발표됐다. 양대 정당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의 비등한 구도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사설 바카라심판에 뒤따를 조기 대선 국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NBS 이어 갤럽도 뒤집혀

릴레이 사설 바카라 몰아붙인 野…서울·충청도 돌아섰다
사설 바카라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9%로 전주(34%) 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와 같은 36%로 집계됐다.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게 나온 것은 지난해 8월 4주차 후 5개월 만이다. 작년 12월 3주차 24%포인트까지 벌어진 양당 지지율은 지난주 오차 범위로 좁혀졌고 이번엔 오차 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전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사설 바카라리서치가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약 4개월 만에 여야 지지율이 뒤집혔다. 갤럽과 NBS 조사는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져 자동응답방식(ARS)인 다른 조사보다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층 국민의힘 지지율은 28%로 민주당(37%)에 뒤졌지만 전주 대비 격차를 11%포인트에서 9%포인트로 좁혔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은 사설 바카라에서 지지율 42%를 얻어 민주당(35%)을 앞질렀다. 대전·세종·충청에서도 38%로 민주당보다 3%포인트 높았다. 영남까지 합하면 경기·인천과 호남 외 지역에서 모두 국민의힘이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사설 바카라 왜 좁혀졌나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여론 반전이 민주당의 강공 일변도 대여(對與) 공세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수뇌부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내란 동조 세력’으로 지칭하며 사설 바카라과 수사를 추진했다. 여권 지지층을 상대로는 ‘내란 옹호 가짜뉴스 유포’를 이유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민주당 전략이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이반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갤럽의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 조사’에서 31%를 얻은 이재명 대표가 20대에서 18%를 얻는 데 그친 점이 단적인 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사설 바카라을 주도했기 때문에 국정 혼란을 수습할 책임이 민주당에 있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민생 경제 안정 대책을 더 강하게 내놨어야 한다는 측면의 아쉬움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날 당내 인사들에게 “거친 발언을 자제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與는 분란 잦아들 전망

반면 계엄 책임과 윤 대통령 수사 및 사설 바카라을 놓고 의견이 크게 엇갈리던 여권 내 갈등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사설 바카라안 가결 이후 분당까지 초래한 ‘보수 진영 붕괴’가 이번엔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현상의 배경과 관련해 여권 관계자들은 유권자 사이에서 이 대표를 향한 반감이 강한 점을 꼽았다. 국무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윤 대통령의 잘잘못을 떠나 보수 및 중도 사설 바카라층 상당수가 이 대표를 받아들일 수 없는 미래라고 본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 내에서 박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차지하는 입지의 차이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일한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수십 년간 보수 정당에서 활동하며 당내 자산이 상당해 ‘박근혜의 잘못’이 곧 ‘보수의 잘못’으로 해석됐다”며 “대선 직전 영입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개인 일탈로 받아들여지며 보수 진영이 받은 타격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풀이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